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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관세 위법판결 후폭풍…트럼프 방중 앞두고 미중 협상력 재편·무역전쟁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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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관세 위법판결 후폭풍…트럼프 방중 앞두고 미중 협상력 재편·무역전쟁 긴장 고조

IEEPA 근거 상호관세 무효화…대중 관세 일부 인하에도 301·232조 카드 여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 의전실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 의전실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으로 판단하면서, ‘휴전’ 상태에 있던 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중대 분기점에 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말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인 상황에서, 그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해온 관세 카드가 제약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10% 기본관세와 국가별 차등 상호관세, 그리고 이른바 ‘펜타닐 관세’가 법적 근거를 벗어났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중국에 적용되던 10% 상호관세와 추가 10% 관세가 사라지면서 중국은 일정 부분 관세 인하 효과를 보게 됐다. 일부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 무역가중평균 관세율은 30%대 중반에서 20% 초반으로 낮아질 수 있다.

다만 관세 부담이 대폭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무역법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부과된 전기차(100%), 철강·알루미늄(50%), 배터리(25%) 등 품목 관세는 그대로 유지된다. 대중 관세 체계의 상당 부분이 여전히 다른 법적 근거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한 ‘글로벌 10% 신규 관세’에 서명하고 301조 조사 착수를 예고하는 등 정책 복원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대중 관세율 하락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적 파장도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중 정상회담에서 미국산 농산물 추가 구매, 항공기·에너지 수출 확대 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관세라는 핵심 압박 수단이 약화되면서 협상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이미 희토류 통제 등 중국의 대응 카드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레버리지가 줄어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여전히 다양한 법적 수단이 남아 있는 만큼 협상력이 크게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301조 조사 결과에 따라 관세를 조정하거나 인상할 수 있는 재량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를 대체할 새로운 무역 규제를 도입할 경우, 중국이 이를 추가 도발로 간주해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다. 그렇게 될 경우 어렵게 형성된 휴전 국면이 흔들리며 긴장이 재고조될 수 있다. 중국은 일단 원론적 입장을 유지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이번 판결이 미중 정상회담과 향후 통상 질서에 어떤 변곡점을 만들지 주목된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