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美 재계, 관세 무효 판결에 1300억달러 환급 요구…“수년 걸릴 수도”

글로벌이코노믹

美 재계, 관세 무효 판결에 1300억달러 환급 요구…“수년 걸릴 수도”

미국 워싱턴DC의 연방대법원 청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워싱턴DC의 연방대법원 청사. 사진=로이터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긴급 관세를 위법하다고 판단하자 미국 기업들이 1300억 달러 규모의 관세 환급을 요구하며 본격 대응에 나섰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미 대법원은 전날 6대 3 의견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수십개국에 부과한 관세가 권한을 넘은 조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환급 대상과 방식에 대해서는 구체적 기준을 제시하지 않아 하급심에서 추가 판단이 이뤄질 전망이다.

미 관세국경보호청(CBP)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순까지 IEEPA 관세로 거둬들인 세수는 1335억 달러(약 192조9075억 원)에 달한다.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2025년 한 해 IEEPA 관련 관세 수입이 1420억 달러(약 205조19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고, JP모건은 누적 규모가 최대 2000억 달러(약 289조 원)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미 상공회의소·전미소매연맹 “신속 환급해야”

미국상공회의소와 전미소매연맹(NRF) 등 주요 산업 단체들은 판결 직후 환급 절차를 신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닐 브래들리 미국상공회의소 최고정책책임자는 “20만개가 넘는 소규모 수입업체에 의미 있는 지원이 될 것”이라며 “올해 경제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월마트를 비롯한 대형 유통업체와 독립 상인을 회원으로 둔 NRF도 법원이 “미국 수입업자들에게 관세를 원활히 환급하는 절차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기업 연합체 ‘위 페이 더 태리프스(We Pay the Tariffs)’의 댄 앤서니 사무총장은 “복잡한 절차 없이 전액을 신속하게 자동 환급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의류·신발 업체들을 대표하는 미국의류신발협회(AAFA)는 세관이 “불법적으로 징수된 관세 환급 절차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조속히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 베선트 재무 “수주·수개월·수년 걸릴 수도”


반면에 트럼프 행정부는 환급이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법원이 환급 여부를 명확히 언급하지 않은 점을 두고 “미친 일”이라며 “앞으로 5년 동안 법정에서 다툴 수 있다”고 말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도 같은 날 텍사스주 댈러스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몇주, 몇개월, 몇년이 걸릴 수도 있다”며 “미국 국민이 당장 환급을 보게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웰스파고의 섀넌 그레인 이코노미스트는 “환급이 이뤄지더라도 점진적으로 지급될 것”이라며 “원래 관세를 납부한 수입업자에게 직접 지급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최근 뉴욕 연방준비은행과 독일 킬연구소 연구에 따르면 관세 비용의 최소 90%는 미국 기업과 소비자가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환급이 현실화될 경우 일부 기업의 현금 흐름과 투자 여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법원 판결 이후 대형 유통업체 코스트코가 지난해 11월 제기한 환급 소송을 비롯해 추가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