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의 이러한 계획은 텍사스주가 기업에게 세제혜택을 주는 인센티브 프로그램 신청서를 감사관실에서 공개하면서 드러났다.
이 서류에 따르면, 삼성은 11개의 새로운 반도체 제조공장을 지을 예정으로 이 중 2개는 삼성이 이미 상당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오스틴에, 9개는 오스틴에서 북동쪽으로 25마일 떨어진 윌리엄슨 카운티의 마을인 테일러에 짓게 된다.
가장 빠른 공장이 2034년 가동 목표이며, 두 개의 공장은 2042년까지 가동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삼성이 모든 계획을 실행할 경우 총 투자액은 1921억 달러(약 252조 원)이며 총 약 1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9개의 공장을 짓는 테일러에 1676억 달러(약 220조 원)가 투자되고, 820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며, 2개의 공장을 짓는 오스틴에 245억 달러(약 32조 원)가 투자되고 180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된다.
이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상당한 세제혜택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정부는 지난 19일 반도체 산업 육성법을 가결하며, 반도체 기업에 약 540억 달러(약 70조9000억 원)의 보조금 지원과 미국에 공장을 지을 수 있도록 장려하기 위해 4년간 25%의 세금을 공제하기로 결정했다. 이 세금 공제는 약 240억 달러(약 31조5000억 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삼성의 계획에 오스틴과 테일러가 들썩이고 있다.
에드 랏슨 오스틴 지역 제조업체협회 전무이사는 삼성이 이미 이 지역에서 가장 큰 회사이며, 추가 사업 확장은 오스틴의 기술 부문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틴은 한국 본사 외 최대 규모의 시설로 약 1만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그 중 3000명의 삼성 직원과 나머지 계약업체를 보유하고 있다.
브랜드 라이델(Brandt Rydell) 테일러시장은 이 도시가 10개의 추가 팹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은 놀라운 일이며 흥분된다고 말했다. 라이델은 "그 말을 듣고 말 그대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며 "그들이 그 만큼 투자할 준비가 되어 있고 테일러시에 그 만큼을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고 말했다.
또한 라이델은 삼성의 확장은 테일러를 미지의 영역으로 데려갈 것이며 또한 지역 전체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테일러 관계자와 윌리엄슨 카운티의 지도자들이 삼성이 당초 계획보다 더 많은 확장을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삼성이 인수한 땅에 약 5분의 1만을 공장건설에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이클 글레이즈 삼성 대변인은 삼성이 미국에 '추가 제조 공장을 건설할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한 계획의 일부'일 뿐 계획은 미정이라 말했다.

왜 텍사스인가
오스틴 지역 제조업체 협회에 따르면 텍사스는 이미 매년 수십억 달러 상당의 칩을 수출하는 반도체 최대 생산 주 중 하나이며 중부 텍사스에서는 반도체 기업이 이 지역 전체 제조업 생산량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이 텍사스주에 막대한 투자를 하며 거대한 반도체 공장을 짓는 것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첫번째로 텍사스주는 주소득세가 없다. 세금은 기업에게 가장 크게 차지하는 비용으로 기업들은 항상 투자처를 선택할 때 세금문제를 중요시한다. 텍사스주 세법의 한 부분을 따서 명명된 ‘챕터 313장 인센티브 협정’은 텍사스의 학군이 새로운 일자리와 투자를 창출하는 프로젝트의 대가로 기업에 상당한 재산세 감면 혜택을 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두 번째로 자연재해가 거의 없다. 미국은 거대한 크기만큼이나 허리케인이나 폭설등의 다양한 자연재해가 많은데, 반도체 공장에 자연재해는 치명적일 수 있다. 텍사스주는 이러한 자연재해로부터 비교적 안전한다.
세 번째로 텍사스주는 이미 주변 도시로 3시간 이내로 이동가능한 메가폴리스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첨단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으면서 대학시설, 정부시설 등이 있어 1일 생활권이 가능한 지리적 이점을 갖추고 있다.
이미 2021년 텍사스주 도시들이 실리콘밸리, 뉴욕 등을 제치고 미 컴퓨팅기술산업협회(콤프시아)가 선정한 2년 연속 ‘최고의 기술 도시(tech town)’로 꼽히며, 떠오르는 IT 도시로 대표되고 있다. 이 외에도 저렴한 땅값과 물가, 넉넉한 인력풀 등은 삼성이 텍사스주를 선택하게 된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테일러시 제2공장에 총 170억 달러(약 22조 원)를 투입해 공장을 설립하겠다는 대규모 투자 의지를 밝혔다. 약 571만㎡(172만평) 규모로 조성되는 이 공장은 오는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5G(5세대 이동통신), 고성능 컴퓨팅(HPC), 인공지능(AI) 등에 사용될 최첨단 시스템 반도체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