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원주‧경북 구미‧광주전남‧경기 의정부 등 유치 나섰지만
미흡한 공장 입지 조건‧산적한 규제‧수요산업 취약 등 불만족
미흡한 공장 입지 조건‧산적한 규제‧수요산업 취약 등 불만족
이미지 확대보기다수의 지방자치단체가 두 회사의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겠다며 뛰어들었지만, 공장 입지 조건과 관련 규제, 국내 수요산업 여건이 모두 만족스럽지 못한 까닭이다.
18일 반도체 업계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지난 6월 치러진 전국동시지방선거 후 반도체 공장 유치를 공약으로 내건 지자체는 강원도 원주시, 경상북도 구미시,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경기도 의정부시 등이다. 이들은 자체적으로 제시한 입지 조건과 다양한 보상책을 제시하는 한편, 반도체 산업의 수도권 집중화 현상을 완화해야 한다는 대의적인 목적을 들며 설득에 나서고 있다.
대한민국 내에서 자동차와 철강, 조선, 석유화학, 기계공업 등 대규모 기간산업 신규 투자는 사실상 끝났고, 백색가전과 휴대전화, 컴퓨터 등 ICT(정보통신기술) 기기 생산 공장은 이미 중국으로 갔다가 베트남, 인도, 태국 등 동남‧서아시아 지역 등으로 이전한 상황에서 지방경제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가 단행되고 있는 분야는 반도체가 사실상 유일하다. 가뜩이나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경제‧산업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낙후된 지방경제를 살리기 위해 반도체 공장 유치에 지자체장과 지방의회 의원, 국회의원까지 나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력 공급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첨단 반도체 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1대당 전력 사용량은 이전 세대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심자외선(DUV) 노광 장비 대비 약 10배인 1㎿(메가와트)에 달한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국내에서 18.41TWh(테라와트시)의 전기를 사용했는데, EUV 등 첨단 장비 가동이 늘면 전력 사용량은 그만큼 증가해 웬만한 지자체 전체 전력 사용량에 육박한다. 대규모 배전 인프라 등
안정적인 전력 공급도 필수적이다. 배선이 끊길 수 있거나 배선이 지나가는 길목에서 시민들의 불편이 생기는 요인도 원천 차단해야 한다. 반도체는 진동에 매우 예민한 부품인 만큼 지진의 영향이 없는 부지에 공장이 들어서야 한다.
이러한 입지 조건을 충족한다고 해도 가장 심각한 문제가 남는다. 규제를 제때 철폐해 주겠냐는 것이다. 이미 중국 등지에 나갔던 기업의 국내 유턴을 지원하는 정책이 시행됐으나 돌아오려던 많은 기업이 규제에 막혀 피해를 본 사례는 수두룩하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사업은 시기를 6개월만 놓쳐도 생존의 갈림길에 몰리는 타이밍 사업인데 규제 때문에 적기에 공장 준공에 실패한다면 기업이 망할 수도 있다”라면서 “지자체가 얼마나 정책 지원을 해줄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점이 사실 국내 투자를 주저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다”라고 말했다.
취약한 수요산업 기반도 문제다. 지자체들은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면 완제품 기업이 따라올 것이라고 하지만, 제조업 공동화가 대세가 되어버린 현재 과연 얼마나 많은 기업이 들어올지 회의적이라는 반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