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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저커버그 '메타버스' 사업에 급브레이크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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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저커버그 '메타버스' 사업에 급브레이크 걸렸다

메타 주요주주 알티미터 캐피털 "메타버스 사업, 투자자들로부터 신뢰 잃어"

브래드 거스트너 알티미터 캐피털 CEO(왼쪽)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스 CEO. 사진=CNBC/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브래드 거스트너 알티미터 캐피털 CEO(왼쪽)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스 CEO. 사진=CNBC/로이터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에 이은 대박 비즈니스모델로 키우기 위해 야심 차게 추진해 왔지만 논란만 거듭해온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스 최고경영자(CEO)의 ‘메타버스’ 사업에 강력한 브레이크가 걸렸다.

메타플랫폼스에 투자해온 주요 헤지펀드 가운데 한 곳인 알티미터 캐피털이 저커버그 CEO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메타버스 사업을 대대적으로 손질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알티미터 캐피털이 이 공개서한에서 요구한 내용에는 메타버스 사업에 대한 투자 규모를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방안도 포함돼 있는데다 다른 주주들도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커 저커버그 CEO의 메타버스 사업이 중대 기로에 선 것으로 보인다.

◇알티미터 캐피털 “메타버스 사업, 투자자들로부터 신뢰 잃어”


브래드 거스트너 알티미터 캐피털 CEO가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스 CEO에게 보낸 공개서한. 사진=알티미터 캐피털이미지 확대보기
브래드 거스트너 알티미터 캐피털 CEO가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스 CEO에게 보낸 공개서한. 사진=알티미터 캐피털


24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브래드 거스트너 알티미터 캐피털 CEO는 이날 저커버그에게 보낸 ‘몸집을 줄여야 할 때’라는 제목의 이 공개서한에서 그가 메타버스 사업에 전력투구해온 것에 대해 “투자자들로부터 이미 신뢰를 잃은 상황”이라고 못 박으면서 메타버스 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구조조정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메타플랫폼스에 투자해온 주주이고 메타플랫폼스를 둘러싼 논란이 거듭됐어도 메타플랫폼스의 입장을 지지해 왔지만 이젠 메타플랫폼스의 사업 방향을 손질할 때가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CNBC는 알티미터 캐피털의 이 같은 행보는 그동안 메타버스 사업의 추이를 지켜보던 주주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보인다면서 메타버스 사업에 대한 중간평가에서 저커버그 CEO가 사실상 불신임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알티미터 캐피털은 첨단 기술에 기반한 IT 업종에 주로 투자해온 헤지펀드로 지난 6월 현재 메타플랫폼스 주식 200만여 주를 보유해 메타플랫폼스 전체 지분의 0.1%를 차지하고 있는 주요 투자자다. 주식 평가금액으로 따지면 2억6000만 달러(약 3740억 원) 이상을 메타플랫폼스에 투자하고 있다.

◇거스트너 CEO “메타버스 투자액, 현재의 절반으로 줄여라”


거스트너 CEO가 언급한 구체적인 구조조정의 대상은 메타버스 사업을 담당하는 부서인 ‘리얼리티 랩스’.

앞서 앤드루 보즈워스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지난 6월 리얼리티 랩스의 몸집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을 한 셈이다.

거스트너 CEO는 “모든 것이 과잉 투자되면서 메타플랫폼스가 표류하는 상황에 빠졌다”면서 “이는 인력이 지나치게 많고 아이디어는 지나치게 넘쳐나지만,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작업에는 지나치게 느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메타플랫폼스가 주로 수익을 내온 주력 사업을 외면하고 리얼리티 랩스에 올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메타플랫폼스 주가는 메타버스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오히려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올 들어 60% 이상 빠진 상태다.

거스트너 CEO는 따라서 “메타플랫폼스 경영진은 투자자들로부터, 직원들로부터, 관련업계로부터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사업의 규모를 줄이고 수익성 있는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체적인 개선 방안으로 “현재의 인력을 20% 이상 감축해 인건비를 그만큼 줄이고, 자본지출 규모를 50억 달러(약 7조2000억 원) 이상 낮추는 동시에 메타버스 사업에 대한 연간 투자 상한액을 50억 달러로 묶어야만 현금 흐름을 현재의 두 배 수준인 400억 달러(약 57조6000억 원)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메타플랫폼스가 메타버스 사업에 투입할 수 있는 연간 투자액은 최대 100억 달러(약 14조4000억 원) 수준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