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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인들, 리시 수낵 英 총리 입성에 '환영'…일부는 무덤덤한 반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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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인들, 리시 수낵 英 총리 입성에 '환영'…일부는 무덤덤한 반응도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내정자.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내정자. 사진=연합뉴스
인도인들은 리시 수낵(Rishi Sunak)의 부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영국-인도 관계처럼 대단히 복잡하다.

리시 수낵이 이번 주 영국 최초의 인도계 총리가 되면서 역사에 남게 되자 남아시아 국가의 많은 사람들이 새 지도자를 재빨리 축하했고 일부 언론에서는 그를 자신의 지도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인도는 한때 해가 지지 않을 것이라고 종종 말할 정도로 전 세계에 걸쳐 뻗어 있는 대영제국의 일부였다. 그러나 영국 왕조 가 끝난 지 75년이 지난 지금, 많은 인도 평론가들은 시대가 어떻게 변했는지 유쾌하게 지적했다.

NDTV 헤드라인은 “인도인 아들이 제국을 지배한다. 역사는 영국에서 완전히 돌아온다”고 장식했다.
타임즈 오브 인디아는 “제국의 시대(Age of Empire)에서 수낵이 10위로 올라감에 따라 리시 라즈(Rishi Raj)까지”라고 외쳤다.

지 뉴스(Zee News) 앵커는 “인도는 한 때 영국의 통치하에 있었다. 이제 인도계 남성이 영국 총리가 됐다”고 보도했다.

다른 사람들은 힌두교 빛의 축제인 ‘디왈리(Diwali)’에 뉴스에 등장한 수낵의 임명 뒤에 숨겨진 상징으로 본 것에 대해 더 무뚝뚝했다.

약 500만 부로 발행되는 인도 최대의 힌디어 신문인 다이니크 바스카르(Dainik Bhaskar)는 “백인들을 통치하기 위한 인도 출신 리시는 이 나라에 대한 또 다른 디왈리(Diwali) 선물이다”고 평가했다.

◇영국, 인도를 무역 상대국으로 인정


일부 사람들에게 수낵의 임명은 부상하는 인도의 대조적인 운명과 이전 식민 통치자였던 영국의 최근 경제 위기를 강조하기 위한 일련의 이벤트 중 가장 최근의 것이다.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한 후 런던은 부양을 위해 이전 식민지를 반복적으로 바라보았다. 자유무역협정을 찾아 인도에 구애하고 다른 어떤 나라보다 인도 국민에게 더 많은 비자를 부여한다.

그리고 영국이 인도에 세계 5위의 경제 대국이라는 타이틀을 넘겨준 지 불과 몇 주 만에 런던이 시장을 휘젓고 파운드화를 폭락시킨 그의 단명한 전임자 리즈 트러스(Liz Truss)의 정책으로 야기된 경제적 대학살을 복구하기 위해 의지하고 있는 인물은 수낵 전 재무장관이다.

인도인이 자국의 최고 직위에서 배제되고 많은 기관에서 금지되었던 식민지 기간 동안 영국의 행동을 고려할 때 “남의 불행을 기쁘하는 것”을 뜻하는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의 감각이 있을지도 모르는 것은 아마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것이 인도의 유일한 감정이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한다. 13억 인구의 많은 사람들이 이 순간을 양국의 발전을 축하해야 할 이유로 여기고 있으며, 수낵이 새로운 관계의 시대를 열어 인도와 영국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수낵의 임명을 환영하는 트윗에서 많은 것을 시사했다.

모디 총리는 24일 트윗에서 “스페셜 디왈리는 우리가 역사적인 관계를 현대적인 파트너십으로 전환함에 따라 영국 인디언의 ‘살아 있는 다리’를 기원한다. 다른 이들은 수낵의 승리를 남아시아계 사람들이 영국 정치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인도 비영리단체인 옵저버 리서치 재단(Observer Research Foundation)의 연구 및 외교 정책 담당 부사장인 하쉬 V. 판트(Harsh V. Pant)는 “오랫동안 영국이 수낵이 총리가 될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고 그가 실제로 지금이라는 사실은 영국 민주주의와 영국 정치에서 남아시아 디아스포라가 한 역할에 대한 엄청난 찬사이다”고 덧붙였다.

◇양국의 관계 발전


영국과 인도의 관계는 식민지 시대의 불평등과 착취의 역사를 감안할 때 복잡하다.

‘제국: 제국주의가 현대 영국을 어떻게 형성했는가’의 저자인 사스남 상게라(Sathnam Sanghera)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일부 사람들은 여전히 ​​리시 수낵의 인종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당혹스러워한다. 그것은 제국의 맥락 때문에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많은 인도인들은 1947년 독립 이후 50만~200만 명이 사망하고 약 1500만 명이 뿌리를 잃은 피비린내 나는 분할 이후 발생한 혼란을 잊지 않고 있다.

판트는 “비교적 최근까지 인도계 사람이 영국을 통치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수낵의 임명은 오늘날의 관계가 ‘과거보다 21세기에 훨씬 더 가깝다는 것을 보여주는 가장 최근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는 “이를 통해 두 사람 모두 훨씬 더 생산적인 방식으로 이를 추진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경제적 고려는 이 보다 현대적인 관계의 핵심이며 런던은 브렉시트 이후 시대의 기회를 위해 인도와 3조 달러 경제에 점점 더 주목하고 있다.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은 80만명에 가까운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영국 기업과 함께 인도에서 가장 큰 투자자 중 하나이며 두 국가의 정치인은 수낵 하에서 경제적 유대가 발전하기를 희망한다.

제공된 최대 상품 중에는 2030년까지 양국 교역을 310억 달러에서 1000억 달러로 3배 이상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매우 기대되는 자유무역협정이 있다.

지난 4월 보리스 존슨 당시 영국 총리가 인도를 방문했을 때 두 정상은 등명제 행사인 디왈리에서 그 거래에 서명하기로 합의했다. 그 기한을 놓쳤지만 수낵 체제 하에서 합의가 부활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새로워졌다.

판트는 “수낵이 계약에 서명할지 여부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면서 “그리고 그것은 인도-영국 관계가 얼마나 멀리 갈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중요한 벤치마크”라고 지적했다.

◇수낵의 영국총리 취임이 인도·영국의 인도인에게 의미하는 것


인도의 신문과 텔레비전에 수낵의 얼굴이 회자되는 동안, 현장의 분위기는 판단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델리의 거리는 인도 인구의 약 80%를 차지하는 힌두교도에게 달력에서 가장 중요한 명절인 디왈리를 축하하면서 한산했다.

인도 수도의 화학자인 라제시(Rajesh)는 “가족이 원래 인도 출신인 사람이 최고 직위를 맡고 디왈리에서도 그 일을 하는 것을 보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이는 축복과도 같다”며 “그러나 그것이 인도와 영국 사이의 상황이 자동으로 개선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어떤 사람들에게 그의 임명은 외국 뉴스 기사에 불과하다.

가게 주인인 아르준(Arjun)은 “수낵의 임명이 인도인들에게 별차이가 없었다”며 “예, 그는 인도인이지만 여전히 그곳에서 왔다”고 강조했다.

다른 사람들은 수낵 임명의 중요성이 특히 영국에서 인도 디아스포라의 성공을 강조한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2011년 영국의 인구 조사에 따르면 인구의 약 7%가 남아시아계인이다.

영국의 내무장관 수엘라 브레이버만(Suella Braverman)도 인도인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런던 시장 사디크 칸(Sadiq Khan)은 파키스탄 노동계급 가정에서 태어났다.

수낵의 부모는 1960년대 동아프리카에서 영국으로 왔다. 그의 아버지는 의사였고 그의 어머니는 영국 남부에서 약국을 운영했다.

수낵은 2015년 비즈니스 스탠다드(Business Standard)와의 인터뷰에서 “영국 인구조사에서 내가 체크한 것은 브리티시 인도인이다. 우리는 그것에 대한 범주를 가지고 있다. 나는 철저히 영국인이고 이것은 나의 고향이자 조국이지만 나의 종교적, 문화적 유산은 인도인이고 아내는 인도인이다. 나는 힌두교인이 되는 것에 대해 개방적이다”고 밝혔다.

수낵은 2019년에 국회의원 선서를 했을 때 힌두교의 경전인 바가바드 기타(Bhagavad Gita)를 꼭 쥐었다. 그는 1년 후에 영국 수상의 공식 거주지인 다우닝 가 11 번지(Downing Street 11)밖에서 디왈리 촛불을 켜서 역사를 만들었다.

이제 그는 권력의 정점에 있다. 관련 분석가들은 이것이 고국을 떠난 집단 이주자를 의미하는 ‘디아스포라’ 성공의 전형이라고 지목한다.

인도 옵저버 리서치 재단(Observer Research Foundation)의 판트는 “수낵의 임명은 남아시아 혈통 사람들이 어떻게 영국의 정당을 가로질러 왔는지를 상징한다”며 “수낵이 영국의 정치적 궤적을 형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판트는 “이런 민주주의 국가에서 인도 디아스포라 사람들이 느끼는 편안함이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리고 이는 전세계적으로 인도의 가장 큰 성공을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김세업 글로벌이코노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