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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주주들 부글부글…'머스크 퇴진론'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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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주주들 부글부글…'머스크 퇴진론'까지 나왔다

테슬라 3대 주주 레오 코관(왼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레오 코관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3대 주주 레오 코관(왼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레오 코관

트위터가 대격랑에 휩싸인 것이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에도 불똥을 튀면서 테스라 주주들의 불만이 고조된 가운데 마침내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테슬라 시가총액이 2년 만에 5000억달러(약 652조원) 밑으로 급감한데다 머스크 자신도 최근들어 테슬라 주식을 5조원 가까이 내다팔아 주가 폭락을 가속화했다는 불만이 겹친 결과다.

머스크 퇴진론을 가장 먼저 꺼내든 주인공은 테슬라 주주 가운데 세 번째로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억만장자 레오 코관이다.

머스크 CEO는 주주들의 불안감을 의식한 듯 장기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면서 진화에 나섰지만 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테슬라 3대 주주 레어 코관 “머스크 퇴진하고 전문경영인 새 CEO로 발탁해야”


테슬라 3대 주주 레오 코관이 14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의 용퇴를 주장하며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

17일(이하 현지시간)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레오는 지난 14일 올린 트윗에서 “머스크는 테슬라를 저버렸다”면서 “테슬라에는 이제 일하는 CEO가 부재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테슬라는 이제 전적으로 테슬라 경영에 몰두할 수 있는 새로운 CEO가 필요하다”면서 머스크가 퇴진할 것과 테슬라 이사회가 새 CEO의 임명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코관은 “테슬라는 창업 19주년을 맞은 기업”이라면서 “머스크는 그동안 테슬라를 키우기 위해 고용된 인물에 불과했고 테슬라도 이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새 테슬라 CEO의 발탁과 관련한 방향도 이사회에 제시했다.

테슬라의 1단계 성장 단계는 머스크의 리더싶 아래 마무리됐으므로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팀 쿡 애플 CEO에 경영권을 넘긴 것처럼 머스크를 이어갈 전문 경영인이 바통을 이어받을 필요가 있다는 것.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레오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테슬라 지분은 지난 8월 기준으로 약 2260만주로 테슬라 개인 주주 가운데 세 번째로 많은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도 123만주나 추가로 있다.

그보다 지분이 많은 주주는 최대 주주인 머스크 CEO와 2대 주주인 래리 엘리슨 전 오라클 창업자뿐이다.

레오는 당초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인이었으나 세계적인 진공청소기 제조업체 다이슨의 제임스 다이슨 창업자로부터 싱가포르에 있는 대저택을 인수한 인물로 밝혀지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SHI 인터내셔널’이라는 비상장 IT 기업을 전 부인으로 알려진 한국인 이태희씨와 공동창업한 적이 있으며 지난해 10월 미국 경영전문지 포브스와 가진 인터뷰에서는 “머스크의 팬이라서 테슬라가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테슬라 주주 시린시온 “머스크, 테슬라 주식 폭락 책임지고 물러나야”


테슬라 주주인 조 시린시온이 16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의 사퇴를 주장하며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

머스크가 테슬라 CEO 자리를 지키면서 트위터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테슬라에 불똥이 튀고 있는데 대한 문제 제기는 레오로 그치지 않는 분위기다.

테슬라 주요주주들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인베스터스비즈니스데일리에 따르면 트위터 이사회가 지난 4월 25일 머스크의 440억달러(약 57조2000억원) 인수 제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한 이후 테슬라 10대 주주들이 입은 테슬라 주식 평가 손실 규모를 조사한 결과 1325억달러(약 172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테슬라 주주이자 국제 안보 전문가인 조 시린시온은 16일 올린 트윗에서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에 뛰어든 이후 내가 보유한 테슬라 지분의 가치는 반토막나고 말았다”면서 “머스크 CEO가 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내 자가용인 테슬라 모델3을 여전히 사랑하지만 머스크는 돌출행동으로 테슬라를 고사키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댄 아이브스 “테슬라 이사회 개입할 때 됐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도 비관적이긴 마찬가지로 보인다.

테슬라 전문 분석가이자 테슬라 강세론자로 유명한 미국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지나 15일 펴낸 투자보고서에서 “머스크의 트위터가 혼란에 빠진 사태가 테슬라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는 상황을 이사회가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그는 “머스크가 최근 테슬라 주식을 대거 매도한 것은 트위터 인수에 따른 후속 조치로 볼 수도 있지만 테슬라 입장에서는 불 타는 집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아이브스는 “트위터의 위기는 머스크가 테슬라를 자신의 사금고처럼 이용하는 모습을 계속 보이는 갈수록 악화될 수 밖에 없다”면서 “이사회가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