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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 경영시대 개막한 제약街…온도차도 극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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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 경영시대 개막한 제약街…온도차도 극명

'3세 굳히기' 나선 대원·유유·보령vs경영능력 '시험대' 오른 현대약품
활발한 '젊은 피' 세대교체 속 엄격해지는 경영세습 잣대
좌측부터 백인환 대원제약 마케팅본부장, 유원상 유유제약 대표, 김정균 보령 대표, 이상준 현대약품 대표. 사진=각사.이미지 확대보기
좌측부터 백인환 대원제약 마케팅본부장, 유원상 유유제약 대표, 김정균 보령 대표, 이상준 현대약품 대표. 사진=각사.
제약업계 '3세 경영' 체제가 본격화되고 있다. 평균 연령 40대로 이뤄진 '젊은 피'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역동적이고 진취적으로 기업 가치 향상에 기여하는 분위기다. 다만 세대교체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분위기 속에서도 불미스런 잡음에 휩싸인 곳도 있어 '금수저' 리더십에 대한 평가의 잣대는 더욱 엄격해질 전망이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각 제약사들의 오너 3세들이 본격적인 경영전선에 나서면서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이나 신사업 발굴을 통해 기업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대원제약은 내년 1월1일부터 창업주인 고 백부현 선대 회장의 장손인 백인환 사장이 지휘봉을 잡는다. 미국 브랜다이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백 신임 사장은 지난 2011년 대원제약 전략기획실 차장으로 입사한 후 해외사업부, 헬스케어사업부, 신성장추진단, 마케팅본부 등을 거쳤다. 특히 최근 마케팅본부장 시절에는 1개에 불과했던 매출 100억원 이상 블록버스터 제품을 10개 가까이 늘리는 등 기업의 혁신 성장을 이끄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앞서 유유제약과 보령도 3세 경영시대를 열었다. 창업주 유특한 전 회장의 장남인 유원상 유유제약 대표는 지난 2020년 사장으로 승진한 뒤 신약 R&D 및 해외시장 개척에 중점을 두면서 신약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에서의 대학생활을 한 유 사장은 유창한 영어실력과 글로벌 인맥을 바탕으로 현지 영업을 직접 진두지휘하는 중이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활동하지 못했으나 코로나19가 완화되고 다양한 행사가 오프라인으로 진행되자 영어실력과 인맥을 활용해 신약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가 제약사로써 본연의 업무에 집중한다면 보령 3세인 김정균 사장은 신사업과 기업 이미지 개선에 몰두하고 있다. 김 사장은 보령홀딩스 대표로 지내다 올해 초 보령제약 사장으로 선임되면서 장두현 사장과 각자 대표체제를 시작했다. 보령에서 미래성장동력 발굴과 해외투자 등을 담당하는 김 사장은 사명 변경안을 승인하면서 제약을 넘어 글로벌 시장과 헬스케어 산업 전반으로 확장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

실제 사명 변경 후 김 사장은 우주 사업인 '케어 인 스페이스(CIS)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이 사업은 김 사장이 보령홀딩스에서 대표이사로 재직했을 때부터 준비했던 사업으로 우주에서 인간 활동이 많아지면서 건강 상태 변화를 선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획됐다.

빠른 사업아이템 발굴을 위해 보령은 매년 'CIS 챌린지'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챌린지는 '엑시엄스페이스'와 글로벌 항공우주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스타버스트'가 공동으로 주관한다. △우주에서 의약품 제조 △재생 의학 △합성 바이오 △진단 △데이터관리 등 분야에 아이디어가 있는 기업가와 스타트업에 투자금과 교육, 네트워킹 등 기회를 제공하며 신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다만, 현대약품의 오너3세 이상준 대표는 단독경영에 들어서자마자 노동조합(이하 노조) 창립후 37년만에 첫 파업이란 불명예를 안는 등 아슬아슬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약품 노조가 비용 삭감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면서 최근의 실적 호조마저 빛이 발하는 모양새다. 실제 현대약품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12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배가 증가한 84억원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현대약품 노조는 지난주 부분 파업에 돌입한데 이어 20일부터 재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자체 생산품 매출이 높은 현대약품은 실적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시선이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힘든 상황도 아닌데 신입사원과 기존 사원 갈라치기를 조장하고 다른 제약사에 비해 유일하게 좋은 연차마저 깎으려 든다"며 "16차 협상까지 진행했지만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했고, 현재 협의와 관련해 전달받은 사항도 없다"고 현황을 전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오너 3세 경영이 시작되면서 매출과 미래먹거리 확보, 경영 내실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며 "기업에 따라 처음에는 삐걱거릴 수 있겠지만 향후 실적이나 파이프라인 확보 등으로 리더십을 다시 증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