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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니그룹에 공매도 선언한 힌덴버그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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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니그룹에 공매도 선언한 힌덴버그의 정체는?

회계 부정·부실 재정 관리 등 상장사 내부 비리 공개
공개후 주가 떨어지면 대상 회사에 베팅 수익 창출

아다니그룹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아다니그룹 로고. 사진=로이터

공매도 전문기관 힌덴버그 리서치(Hindenburg Research)는 25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주가 조작과 회계 부정을 언급하며 인도 아다니그룹 회사들에 공매도 입장을 밝혔다.

기업의 부정행위를 적발하고 이런 기업을 상대로 베팅하는 힌덴버그는 과연 어떤 기관인가하는 궁금증이 많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이선 앤더슨(Nathan Anderson)이 2017년 설립한 힌덴버그 리서치는 자본, 신용, 파생상품을 분석하는 포렌식 금융조사회사다. 힌덴버그는 회사의 회계 부정, 부실 재정 관리, 비공개 특수 거래 등의 잠재적 잘못을 찾아내 공개한다. 그리고 수익을 얻기 위해 주가가 떨어진 대상 회사에 베팅한다.

힌덴버그 리서치는 1937년 힌덴부르크 비행선이 뉴저지로 날아갈 때 발화한 대형 참사의 이름을 따서 명명됐다. 당시 사고 원인은 정전기로 추측됐으나 공식적으로는 확인되지 않았다. 결국 안전불감증과 정보 은폐가 참사의 근본적 원인이었다. 이 사건을 교훈으로 투명하지 못한 상장회사의 내부 비리를 밝히자는 데 목적을 둔 명명인 것으로 해석됐다.

미국 코네티컷대학교 국제경영학과를 졸업한 네이선 앤더슨은 데이터회사 팩트셋리서치시스템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그는 또한 이스라엘에서 구급차 운전사로서 짧은 기간 동안 일하면서 극심한 압박감 속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경험을 쌓기도 했다.

앤더슨은 한 인터뷰에서 버나드 메이도프(Bernie Madoff)의 폰지 사기 계획을 분석해 처음으로 보고서를 쓴 분석가 해리 마크폴로스(Harry Markpolos)가 자신의 롤모델이라고 말했다.

힌덴버그는 2020년 9월 전기 트럭 제조업체 니콜라(Nikola Corp)에 대량 공매도를 친 것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힌덴버그는 수소전기트럭을 개발했다던 니콜라가 제너럴모터스(GM)에서 연료전지 기술만 받았을 뿐 차량을 선보일 기술과 생산 능력이 없다는 보고서를 썼다. 이 사기 논란으로 미 증권위원회(SEC)와 법무부가 조사에 착수했고 창업자 트레버 밀턴은 사기 혐의로 유죄를 선고 받았다.

결국 트레버 밀턴은 사임했고 SEC와 합의하기 위해 1억2500만 달러를 지불했다. 또한 상장 시 340억 달러(약 41조8500억 원)에 달했던 니콜라의 시가총액은 사기논란으로 13억4000만 달러(약 1조6500억 원)로 곤두박질 쳤다.

힌덴버그는 2017년 이후 최소 16개 회사에서의 잠재적인 불법 행위를 경고했다. 트위터에 대해 한때 매도 포지션을 취했던 힌덴버그는 지난해 5월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거부할 경우 인수 가격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힌덴버그는 트윗에서 "우리는 트위터 주식에 상당한 매수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며 "트위터의 이의제기는 머스크에 확실한 위협이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날 힌덴버그의 아다니그룹에 대한 공매도 입장 표명으로 아다니그룹의 채권과 주식 가격은 폭락했다.

아시아 최고 부자 고탐 아다니의 순 자산이 60억 달러(약 7조4000억 원)나 줄어들었다. 지난해 말 약 1200억 달러(약 147조7000억 원)의 재산으로 세계 부자 순위 3위였던 아다니는 이날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에게 3위를 내주고 4위로 물러났다.


정대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mje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