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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유행 따라 속속 등장하는 AI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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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유행 따라 속속 등장하는 AI 서비스

챗봇 넘어 금융·쇼핑·식품·콘텐츠까지
국내외 모두 'AI 사업화' 노력 계속될 것

사진=프리픽, 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사진=프리픽, 이원용 기자
인공지능(AI) 분야의 '게임 체인저'로 손꼽히는 자연어 생성 AI 챗GPT가 세상에 등장한 지 100일이 흘렀다. 개발사 오픈AI가 챗GPT 상용화를 추진함에 따라 이를 활용한 AI 서비스들이 봇물 터진 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국민 메신저 앱 카카오톡에는 지난 5일, 챗GPT 기반 챗봇 '아숙업(Askup)이 채널친구 형태로 출시됐다. 오픈AI 회원 가입이나 웹 접속 없이 카톡 채팅만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이 서비스에는 일주일 만에 10만 명의 이용자가 몰려들었다.
아숙업을 개발한 기업은 국내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다. 개발진은 10만 이용자 돌파를 기념해 하루 100건의 채팅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백문백답' 이벤트를 이달 말까지 무료로 풀겠다고 발표했다. 또 다른 스타트업 체인파트너스는 한영 번역을 포함한 챗GPT 서비스 '네이티브'를 선보이는 등 유사 서비스도 대거 등장할 전망이다.

간편 송금 앱 '토스' 역시 이달 7일, 별도의 오픈AI 가입 없이 챗봇을 활용할 수 있는 '챗GPT 베타 서비스'가 업데이트됐다. DGB금융그룹의 자회사 뉴지스탁은 '챗GPT'를 활용, 투자 포트폴리오 분석 서비스를 고도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국외로 눈길을 돌리면 더욱 다양한 분야에 챗GPT가 적용되고 있다. 미국에선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파이, 소셜 메신저 스냅, 식료품 커머스 기업 인스타카트 등 각계에서 챗GPT 기반 AI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콘텐츠 분야에서도 챗GPT의 활용이 시작됐다. 중국 게임사 넷이즈는 차기작 '역수한 모바일'에 챗GPT를 활용, 생동감 넘치는 NPC(이용자가 조종하지 않는 게임 속 캐릭터)들을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일본에선 실제 인간 없이 챗GPT 등 AI로만 작동하는 스트리머 '페로리'가 15일 첫 라이브 방송을 선보인다.

'챗GPT' 공식 사이트를 띄워둔 랩톱 노트북의 모습. 사진=언스플래쉬이미지 확대보기
'챗GPT' 공식 사이트를 띄워둔 랩톱 노트북의 모습. 사진=언스플래쉬

챗GPT를 활용한 AI 서비스가 쏟아져 나오는 이유는 오픈AI가 이달 1일 출시한 기업용 챗GPT API(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다. 이 솔루션을 통해 일반 기업 누구나 1000토큰(영단어 약 750개 분량)당 0.2센트(약 1.3원)의 비용으로 챗GPT 기반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픈AI에 장기간 투자해온 핵심 파트너로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 비즈니스 회의 툴 '팀즈', 검색엔진 '빙' 등에 챗GPT 등 AI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들을 론칭해 왔다. 오는 16일에는 사티아 나델라 대표가 직접 워드·파워포인트 등 오피스 툴 'MS 365'에 AI가 적용된 사례를 선보이는 '업무의 미래' 콘퍼런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구글과 메타플랫폼스(메타) 등 빅테크 라이벌들도 저마다 AI 챗봇 '바드', 대형 AI 언어 모델 '라마' 오픈소스 등을 공개하며 대항에 나섰다. 중국에서도 바이두가 오는 16일 '원신이옌(文心一言, 영문명 어니 봇)'을 선보이는 것을 필두로 알리바바, 텐센트 등이 생성형 AI 사업에 뛰어들 전망이다.

얀 르쿤 메타 수석 AI 과학자 겸 이사는 "대중의 인식과 달리 챗GPT는 혁신적인 서비스까진 아니며 이와 같은 기술을 보유한 곳은 미국 내 스타트업만 최소 6곳"이라고 밝혔다. 이는 챗GPT 외에도 다양한 AI들이 상용화, 시장에서 경쟁할 것이란 전망으로 연결된다.

일례로 바둑 AI '알파고'로 유명한 구글의 자회사 딥마인드는 지난 2018년, 미세화학 분야의 중요 기술인 단백질 구조 예측을 손쉽게 해낼 수 있는 AI '알파폴드'를 선보였다. 이외에도 환자 진단, 치료법 분석, 신약 개발 등 다양한 의료·생명공학 분야에서 AI 활용 방안이 연구되고 있다.

카카오톡 채널친구 기반 챗봇 '아숙업(AskUp)'의 프로필 사진. 사진=업스테이지이미지 확대보기
카카오톡 채널친구 기반 챗봇 '아숙업(AskUp)'의 프로필 사진. 사진=업스테이지

국내에서도 챗GPT를 활용한 사업을 넘어 챗GPT와 같이 다양한 사업을 파생시킬 수 있는 거대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AI 플랫폼 '클로바'를 운영하고 있는 네이버는 최근 올 7월 안에 한국어에 특화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네이버의 라이벌 카카오는 오픈AI의 GPT 시리즈를 활용, 한국어 특화 AI 언어모델 '코GPT'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안에 코GPT를 활용해 버티컬(특화)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AI에 대한 각계의 관심은 콘퍼런스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달 10일 열린 '초거대AI·생성테크 대전망 그랜드서밋'에선 한국MS·네이버클라우드 AI랩·카카오브레인·KT융합기술원·SK텔레콤 에이닷(A.) 등 대기업들은 물론 스타트업 뤼튼테크놀로지와 튜닙, 서울대학교 AI연구소 등이 참여했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창업 기획사) 프라이머는 지난 13일부터 국내 최초 생성형 AI 개발 대회 '생성형AI(GenAI) 해커톤' 참가사를 모집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앞서 언급한 '아숙업' 개발사 업스테이지의 김성훈 대표, 당근마켓의 김재현 최고전략책임자(CSO) 등이 심사를 맡을 예정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창립자 겸 대표는 "AI에 대해 우려하거나 가치를 폄훼하는 이들도 적지 않으나 실제로는 오랜 기간 다양한 분야에 걸쳐 영향을 미쳐왔다"며 "AI는 일반 비즈니스부터 금융·의학·과학·사회적 문제 해결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사용되며 엄청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AI업계 관계자는 "챗GPT에 대항할 정도의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건 아니건, 모든 이들이 AI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며 "기술력을 갖춘 이들은 한국어 처리 성능을 강점으로 내세워 차별화에 나설 것이며, 그러지 못한 기업들도 당분간 챗GPT 등의 실질적 사업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