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의 의지대로 현재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중이다. SK온은 국내 배터리 업체 중 후발주자로 평가받았지만, 대규모 투자를 발판 삼아 현대자동차그룹, 포드 등 완성차 업체들과의 활발한 협력을 이어가며 글로벌 5위 배터리 업체로 성장했다.
SK이노베이션의 이차전지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는 계속됐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다른 배터리 업체와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함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2012년 양극재를 구성하는 금속인 니켈·코발트·망간 비율을 각각 60%, 20%, 20%로 배합한 NCM622 양극재를 적용한 배터리를 개발해 2014년 양산에 성공했다.
2016년에는 이보다 진화한 NCM811 양극재를 적용한 배터리도 세계최초로 개발해 2018년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뿐만 아니라 2019년에는 니켈 비중을 약 90% 수준까지 높인 고성능 하이니켈 배터리인 NCM9 배터리를 세계최초로 개발했다.
또 SK온은 지난달 24일 대전 배터리연구원에 총 4700억원을 투입해 연구원 시설을 확장하고 차세대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 및 글로벌 품질관리센터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이 2018년 이후 배터리 및 소재 사업 신·증설을 위해 투자한 금액은 약 33조원에 달했다.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도 강화해나갔다. SK온은 2010년 현대차 블루온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현대차그룹와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2011년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순수 전기 슈퍼카 모델 SLS AMG E-Cell에 배터리를 공급했다.
최근에는 현대차그룹과 50억달러(한화 약 6조5000억원)를 공동 투자해 북미에 합작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합작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셀은 현대모비스가 배터리팩으로 제작해 미국에서 생산하는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전기차에 전량 공급될 예정이다. SK온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했고 현대차그룹은 높은 기술력과 우수한 품질을 보유한 배터리를 확보하게 됐다. SK온은 현대차그룹 이외에도 미국 포드 등과도 북미에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짓고 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