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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中 '반도체 전쟁'에 낀 한국 반도체…양자택일 떠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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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中 '반도체 전쟁'에 낀 한국 반도체…양자택일 떠밀리나

러몬도 美 상무장관,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 수용 불가 천명
중국선 한국과 반도체 산업·공급망 대화·협력 강화 주장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 사진=로이터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27일(현지시간)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을 제재한 것을 절대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27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장관급 회의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이것을 명백한 경제 강압으로 본다”면서 “우리가 이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이것이 성공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

러몬도 장관은 이에 앞서 지난 25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무역장관 회의차 미국을 방문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과 만나 마이크론사에 대한 중국의 제재에 강한 우려의 뜻을 전달했다.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왕 부장별도로 만나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미국과 중국은 서로 상대국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하면서도 양국 간 고위급 대화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중국의 미국 마이크론사 반도체 칩 판매 제재에 맞서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과 공동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 의회는 미국 정부에 중국에 대한 보복 조처를 마련하라고 요구하면서 이 과정에서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중 갈등의 수혜자가 되지 않도록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미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미국 기업이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수출통제를 발표했다. 상무부는 당시 외국 기업에 대해서는 개별 심사 방침을 밝혔다가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1년간 수출통제를 한시적으로 유예하기로 했었다.

중국은 이에 맞서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 제품에서 심각한 보안 문제가 발견돼 안보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산하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CAC)은 마이크론의 중국 내 판매 제품에 대한 사이버 안보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미·중 간 대립 속에서 중국은 한국과 반도체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이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APEC 무역장관 회의에서 만나 회담한 뒤 양측이 산업망과 공급망 안정 수호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특히 "양측반도체 산업망과 공급망 영역에서의 대화와 협력을 강화하는 데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안 본부장중국 측에 교역 원활화와 핵심 원자재·부품 수급 안정화를 위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중국 한국과 함께 양자 무역 및 투자 협력을 심화하는 것을 비롯해 산업망과 공급망 안정을 수호하고, 양자 및 지역에서의 협력과 다자 차원의 경제·무역 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