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일간 데일리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영거 전 국장은 ITV 1의 뉴스 프로그램 페스턴(Peston)에 출연해 "모두가 반란에서 더 나쁜 위치에 이르렀다"며 "푸틴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그룹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영거 전 국장의 이 같은 발언은 푸틴의 권력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그는 "푸틴이 크렘린 보안 인프라 내에서 일련의 라이벌 그룹을 만들어 충성 경쟁을 시키면서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영거 전 국장은 "더구나 푸틴은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무장 반란을 명확하게 밝혔을 때도 처음엔 반역자 낙인을 찍었다. (그런데) 벨라루스로 망명을 허용해 러시아 국민들에게 국가적 대사를 결정할 수 없는 사람임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장 반란 당시 프리고진은 텔레그램에서 러시아 국민에게 우크라이나 침공의 전제가 거짓말이었다고 말해 푸틴의 권위와 명성을 손상했다"고 덧붙였다.
이것은 푸틴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했던 거짓말을 폭로한 것으로 러시아 국민을 속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러시아 반란 사태 봉합 과정에서 중재자를 자처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최근 언행이 푸틴에겐 모욕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의 지난 27일 우크라이나 전황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루카셴코는 자국 관영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푸틴이 반란을 일으킨 프리고진을 제거하려 했지만 자신이 나서 말렸고, 프리고진과는 전화 통화로 욕설까지 섞어가며 논쟁을 벌이다 결국 중재안을 받아들이고 반란을 멈추게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ISW는 루카셴코의 이 같은 설명이 결국 푸틴의 이너서클에서 발생한 위기 상황을 푸틴 스스로 해결하지 못했지만, 자신이 성공적으로 중재했다는 것을 나타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ISW는 루카셴코가 푸틴의 가장 깊숙한 이너서클 내에서 권력 중개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자랑하는 것은 사실 여부를 떠나 푸틴에겐 모욕적인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푸틴이 이와 같은 루카셴코의 말에 반박하지 않고 오히려 그에게 감사의 뜻을 표명했다는 점은 푸틴에게 더욱 치욕적인 일일 것이라고 ISW는 덧붙였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