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태풍 '카눈' 피해 전국 각지로 대원 흩어져
도착 예정이던 예멘·시리아 대원 밤 늦도록 안 보여
애초에 입국조차 안 한 것으로 확인돼…국제적 망신
도착 예정이던 예멘·시리아 대원 밤 늦도록 안 보여
애초에 입국조차 안 한 것으로 확인돼…국제적 망신

그런데 역대급 스케일의 노쇼가 8일 발생했다. 문제는 이 노쇼에 정부의 책임이 꽤 크다는 점이다.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8일, 태풍 '카눈' 북상을 이유로 대원들을 조기 철수시켰다. 악 4만명의 인원이 급하게 전국으로 뿔뿔이 흩어지게 됐고, 대학교, 연수원, 종교시설 등에서 이들을 황급히 맞이하게 됐다. 정부의 대책없는 '떠넘기기'에 수많은 공무원이 차출됐고 또 마지막 날 잼버리 대원이 모이는 콘서트장을 급조하기 위해 공공기관 직원 1000명이 차출됐다.
하지만 이보다 더 황당한 일이 충남도, 홍성군, 그리고 경기 고양시에서 발생했다.
충남도와 홍성군은 잼버리 조직위가 태풍 카눈 북상을 피해 잼버리 대원 5200여 명을 충남 18곳 시설에 수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하고 홍성 혜전대 기숙사를 예멘 대원 170여 명의 숙소로 배정했다. 당일 잼버리 대원이 온다는 통보를 받고 충남도와 홍성군은 급박하게 숙소를 점검하고 175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의 출장뷔페도 예약했다. 하지만 도착 예정시간이 지나도 배정받은 예멘 잼버리 대원은 오지 않았다. 급기야 충남도와 홍성군, 혜전대는 대원들의 도착시간을 여러 차례 확인하려 했으나 조직위 측은 인솔자 연락처를 계속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답변만을 반복했다.
결국 예멘 대원들은 도착하지 않았고 충남도와 홍성군, 혜전대는 오후 9시가 넘어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들었다. 애초에 예멘 대원들이 입국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황당한 사건은 또 다른 지역에서도 발생했다. 경기 고양시 NH인재원에 시리아 대원 80명이 배정받았으나 밤 10시까지 도착하지 않았다. 이에 관계기관 등이 상황파악에 나섰고 결과적으로 시리아 대원도 애초에 입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되는 행사다. 그런데 1주일이 넘도록 최종 참가인원파악도 하지 못한 것이다. 앞서 철저히 행사를 준비했다고 강조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의 주장은 이 웃지 못할 '노쇼' 앞에서 거짓말이 됐다.
노쇼는 아니지만 잼버리 대원 이동 중 사고도 발생했다. 9일 낮 12시 46분경 전남 순천에서 스위스 잼버리 대원들을 태운 대형버스가 반대편에서 마주오는 시내버스와 충돌해 대원 3명 등 8명이 부상을 입었다. 해당 버스에는 학생 36명과 인솔자 1명, 운전기사 1명 등 총 38명이 타고 있었다.
잼버리에서 퇴소한 대원들은 전날 사고 지점과 약 1km 떨어진 청소년수련원 야영장에 머문 뒤 서울로 향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내리막길을 가던 시내버스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급하게 4만명을 1000여 대의 버스에 태워 이동하는 와중에 사고 발생에 대한 우려가 컸는데 실제로 사고까지 나면서 새만금 잼버리는 또 하나의 오명을 얻게 됐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