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분담금 100억 달러 재요구…韓 조선·LNG 투자 협력 확대 논의

◇ 트럼프 “김정은 만날 수 있다”…이재명 “새 시대 열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며 관계를 더 좋게 만들겠다”며 김 위원장과 만남에 열려 있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2019년 판문점 회동을 떠올리며 “올해 안에도 회담이 가능하다”고 언급했으나, 영국·중국 순방 일정 때문에 구체적인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처음으로 백악관을 찾은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임기 첫 시절 한반도 긴장이 완화된 것은 당신 덕분이며, 지금이야말로 평화의 새 시대를 열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반도 분쟁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분이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 방위비 분담, 다시 불붙은 100억 달러 논쟁
현재 협정은 지난해 미국과 한국 정부가 체결한 ‘제12차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으로, 2026년부터 발효된다. 협정에 따르면 한국이 해마다 11억 달러(약 1조5000억 원)를 부담하며, 물가에 맞춰 조금씩 오르게 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영토 내 미군 기지 부지를 “미국 정부 소유로 넘겨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키웠다.
◇ 조선·에너지 투자 논의…알래스카 LNG 공동사업 강조
양 정상은 경제 협력 의제도 다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배가 아주 뛰어나다. 우리가 계약을 고려 중”이라면서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화 조선소 방문 일정을 소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6일 직접 현장을 방문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발표한 ‘투자·무역합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합의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에 4500억 달러(약 620조 원) 투자 계획을 밝혔으며, 그중 1000억 달러(약 139조 원)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사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과 함께 알래스카 LNG를 수출할 것”이라며 동북아 에너지 협력 가능성을 강조했다.
◇ 한국 정치 수사 관련 언급…“오해일 것”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 소셜’에 한국에서 “숙청이나 혁명이 벌어지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는 최근 통일교 관련 압수수색과 윤석열 전 대통령 주변 수사를 염두에 둔 말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특검은 국회가 임명한 기관으로, 전임 대통령의 쿠데타 의혹을 사실 확인 차원에서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오해일 것”이라며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았다.
이번 정상회담은 ▲북한 비핵화 협상 가능성 ▲주한미군 분담금 갈등 ▲한국의 미국 내 투자와 LNG 협력 등 안보와 경제 현안을 함께 다루며 긴밀하면서도 복잡한 한·미 관계를 다시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