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세계 반도체 생산의 60% 이상 차지
중국, 대만 통일 시 반도체 공급망 장악 가능
여당 후보 당선 시, 대만 독립 강화로 중국과 긴장 우려
중국, 대만 통일 시 반도체 공급망 장악 가능
여당 후보 당선 시, 대만 독립 강화로 중국과 긴장 우려

인구 2600만 명인 대만은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의 중심지로 스마트폰과 고성능 컴퓨터에 탑재되는 대부분 마이크로칩을 생산하고 있다. 전 세계 반도체 중 60% 이상을 생산하고, 최첨단 반도체의 90%를 생산한다. 이는 가전제품뿐만 아니라 세탁기, 자동차, 스마트폰에 필요하다.
특히, AI가 생활 전반에 퍼지고 있어 첨단 칩의 원활한 제공은 무엇보다 중요해져 TSMC 등 대만의 반도체 산업에 대한 안정적 운영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만의 반도체 생산 능력이 중단될 경우, 글로벌 기술 산업에 전대미문의 타격이 예상되기에 이 나라의 총통과 입법 의원 선거가 관심사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진보당(DPP) 후보인 라이칭더가 당선될 경우, 대만의 독립 강화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시진핑은 신년 메시지를 통해 “통일은 역사적 불가피성”이라고 단언했고, 민진당 후보가 정권을 장악할 경우, 중국과의 갈등을 커질 수 있어 반도체 공급망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커질 수 있다.
반면, 국민당(KMT) 후보인 후유이가 당선되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긴장을 완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이며, 반도체 공급망의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DPP 후보인 라이칭더의 당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만약 라이칭더가 당선된다면, 중국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총통 선거에서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는 반도체였다. 야당은 TSMC의 해외 투자 확대를 문제 삼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은 대만의 반도체 생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은 TSMC에 530억 달러의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으며, 유럽연합(EU)도 500억 유로 규모의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런 투자를 통해 대만의 TSMC 공장을 미국과 유럽에 유치하려고 한다.
야당에서는 “TSMC는 대만의 자존심이자 미래다. 그러나 대만 외부 투자를 우선시한다면, 대만의 미래가 밝지 않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TSMC가 대만 내 생산 설비를 확대하고, 대만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이다. 이는 야당뿐만 아니라 대만의 유권자들에게 호소력 있는 이슈다. 대만인들도 TSMC가 핵심 시설을 해외로 가져가는 것을 자국 산업 보호와 국가 안보 차원에서 내심 바라지 않고 있다.
대만의 새로운 지도자가 누구이든,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에 대한 대만의 통제권은 이 나라 민주주의뿐만 아니라 이에 의존하는 수십억 명의 사람들에게 긴장의 근원이 될 수도 있다.
대만인들이 갖는 TSMC의 해외 투자 확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자원 민족주의 흐름과도 유사하다. 향후 누가 대만 총통이 되던 이 이슈는 심각하게 다뤄질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