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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시장 지각변동"...고용량 제품 내세운 삼성·빠른 양산 마이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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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시장 지각변동"...고용량 제품 내세운 삼성·빠른 양산 마이크론

마이크론, SK하이닉스·삼성전자보다 빨리 HBM3E 양산 공개
삼성전자, 업계최초 36GB HBM3E 12H D램 공개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H D램 제품 이미지.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H D램 제품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최근 떠오른 고대역폭메모리(HBM) 패권을 놓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가장 빠른 속도로 제품 개발 및 고객확보에 성공해 1위자리를 꿰찬 SK하이닉스와 이를 넘보는 삼성전자의 2파전 양상이었지만 미국의 마이크론이 신제품 양산소식을 전하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여기에 삼성전자도 업계 최대 용량의 새로운 제품을 공개해 1위 탈환에 나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HBM시장에서 후발주자였던 마이크론이 새로운 소식을 발표하며 반격에 나섰다. 마이크론은 26일(현지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HBM3E를 본격 생산해 올해 2분기에 출하한다고 발표했다.
HBM3E는 HBM의 5세대 모델이다. 4세대 모델인 HBM3보다 성능과 효율면에서 대폭 개선되면서 생성형 AI기술을 연구중인 많은 기업들이 HBM3E를 원하고 있다. 한마디로 수요는 많고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마이크론은 경쟁사들의 HBM3E보다 30% 적은 전력을 소비하고 첨단 실리콘 관통전극(TSV) 등의 기술을 자사의 제품에 적용했다고 광고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마이크론의 HBM3E 양산시기가 시장 1위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보다도 빠르다는 점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 2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된 '민·관 반도체 전략 간담회' 참석 후 취재진들에게 올해 상반기 HBM3E를 양산하겠다고 처음 밝혔다. 업계는 SK하이닉스의 양산시점이 아무리 빨라도 다음달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상반기 양산이 유력하지만 구체적인 양산 관련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더욱 눈길이 가는 것은 마이크론이 발표한 고객사가 엔비디아라는 점이다. 마이크론은 "HBM3E가 엔비디아 H200 텐서코어 그래픽칩(GPU)에 탑재될 것'이라고 밝혀 엔비디아 수주 사실을 시사했다. SK하이닉스도 HBM3E를 엔비디아에 공급할 예정이다. 성능 및 공급능력 여부에 따라 엔비디아의 수주물량이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 SK하이닉스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이다.

마이크론의 HBM3E. 사진=마이크론
마이크론의 HBM3E. 사진=마이크론


시장 2위인 삼성전자도 적극적인 공세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이날 업계 최초로 36GB(기가바이트) HBM3E 12H D램을 개발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번 제품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최대용량이라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최대용량을 구현하기 위해 24Gb(기가비트) D램칩을 TSV기술로 12단까지 적층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전작인 HBM3제품보다 성능과 용량 모두 50%이상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새롭게 개발한 HBM3E 12H가 인공지능(AI)에 최적화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새로운 제품을 서버 시스템에 적용하면 HBM3 8H를 탑재할 때 보다 평균 34% AI 학습 훈련 속도 향상이 가능하고 추론의 경우 최대 11.5배 많은 AI 사용자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사실상 AI시장을 주 타켓층으로 노린 제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제품의 샘플을 고객사에게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상반기 중 양산에 나설 것이라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HBM3E 12H D램을 발표한 시점에 주목한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을 앞두고 삼성전자와의 AI반도체 동맹 강화 논의와 맞물려 이번 발표를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어쨌든 마이크론부터 삼성전자까지 HBM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 HBM시장의 강자는 SK하이닉스다. 지난해 기준 HBM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0%, 삼성전자가 40%, 마이크론은 10%미만이다. 마이크론은 내년까지 HBM 시장 점유율을 25%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3사 모두 HBM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HBM에 집중하고 있다”며 “AI와 함께 대당 메모리 탑재량 증가로 일반 메모리 수요도 증가해 메모리 업체는 HBM 생산능력을 무한적으로 확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정적인 생산능력(케파)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 지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