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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美 CPI에 엔화 34년 만에 최저치 경신...日 개입 경계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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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美 CPI에 엔화 34년 만에 최저치 경신...日 개입 경계감 커져

일본 엔화 동전과 1만 엔짜리 지폐. 사진=AFP/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엔화 동전과 1만 엔짜리 지폐. 사진=AFP/연합뉴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개월째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오름세를 보이자,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달러 대비 34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10일(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강한 저항선이자 일본 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팽배했던 152엔을 돌파한 뒤 한때 152.99엔까지 상승했고 후반 152.94엔에 거래됐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3월 CPI는 전월 대비 0.4%, 전년 동기 대비 3.5% 상승해 월가 전망치인 각각 0.3%와 3.4%보다 0.1%포인트 높았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월과 전년 대비 각각 0.4%와 3.8% 상승해 역시 전망치를 0.1% 포인트 상회했다.
예상보다 높은 물가 지표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에 한층 힘이 실리면서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광범위한 랠리를 펼쳤다.

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CPI 지표 발표 이후 연준의 6월 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은 전일 57%에서 17%로 낮아졌다. 트레이더들은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66%로 반영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올해 연준의 금리 인하 횟수도 2회 미만으로 줄면서 총 44bp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수주 전까지 약 3~4회의 금리 인하를 전망했던 것과 대비된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 지수는 1.04% 상승한 105.18을 기록했다. 이는 2023년 3월 이후 최대 일일 상승 폭으로 지난 11월 이후 최고치다.

이날 공개된 연준의 3월 정책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의 진전이 둔화되고 고금리 기조를 장기간 유지해야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코네티컷주 그리니치에 있는 마호니 자산운용의 케네스 마호니 사장은 로이터에 “우리가 여전히 인플레이션과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이유가 없다”면서 “이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엔화는 일본은행(BOJ)이 지난 3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이후에도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뒤 달러 대비 하락 압력을 받아 왔다.

일본 정책 입안자들이 최근 몇 주 동안 엔화 가치 하락에 대해 경고해 온 가운데 주요 레벨인 152엔이 뚫리면서 일본 당국의 개입 가능성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9일(현지시각) "긴박감을 느끼며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며 "과도한 움직임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일본 당국은 2022년에 엔화 가치 방어를 위해 9조2000천억 엔(약 83조2600억 원)을 시장 개입에 투입했다.

포렉스라이브의 수석 통화 분석가인 애덤 버튼은 “일본은 엔화가 더 약세를 보이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이는 광범위한 미국 달러 강세의 펀더멘털적 움직임”이라며 “이번 달에 일본이 개입할 가능성은 30%라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유로화는 이날 달러 대비 1.1% 하락한 1.0740달러를 기록하며 약 1년 만에 최대 일간 낙폭을 기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