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對美 경상수지 '최대 흑자'…中에는 '최대 적자'

지난해 대(對)미국 경상수지는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했지만 대중국 경상수지는 역대 최악의 적자를 냈다. 2020년 이후 우리나라 수출의 중국 의존도가 빠르게 하락하는 반면 미국 수출 비중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데 이같은 경향성이 더욱 뚜렷해진 것이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3년 지역별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 대한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912억5000만달러로 전년(689억7000만달러)보다 222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이는 1988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 규모 흑자로 대미 경상수지 흑자폭은 2021년(455억4000만달러)부터 3년째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역대급 흑자가 이어지는데는 경상수지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상품수지 흑자폭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대미 상품수지는 지난해 821억6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학개미'를 중심으로 미국 주식 투자 붐이 일면서 배당소득 덕에 본원소득수지도 56억3000만달러 증가한 186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서비스수지는 적자폭은 2022년 25억8000만달러에서 지난해 74억9000만달러로 더 커졌다.
문혜정 한은 국제수지팀 팀장은 "미국의 견조한 소비와 투자 확대에 힘입어 승용차를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인 가운데 미국의 고금리 정책 기조로 이자 수입도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상품수지와 본원소득수지 모두 역대 최대 흑자를 보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해 대중국 경상수지는 309억8000만달러 적자로 사상 최대 적자를 냈다. 적자폭 역시 2022년(-84억5000만달러)보다 큰 폭 확대되면서 2년 연속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상품수지가 반도체 수출 감소 등으로 2022년 102달러 적자에서 지난해 336억달러 적자로 확대된데 따른 것이다.

대일본 경상수지는 지난해 168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적자폭은 2022년(-176억9000만달러) 보다 축소되면서 2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유럽연합(EU)에 대한 경상수지는 63억9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2022년 흑자(+55억1000만달러)로 돌아선 후 흑자폭이 더 커졌다.

이 밖에 동남아(516억7000달러)에서 흑자를 냈고, 중동(-737억4000달러)과 중남미(-5억9000달러)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종합해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연간 354억9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지난해 자동차와 반도체 수출이 증가한 가운데 원자재 등 수입이 줄어들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전년(156억2000만달러)에 비해 큰 폭으로 커졌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