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영국 총리 키어 스타머는 첫 일성으로 “안정성과 중용의 정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5일(현지시각)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앞 연설에서 “영국 정치를 재설정하겠다”며 "변화를 위한 작업을 즉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앞날은 녹록치 않다. 침체된 경제를 되살려야 하고 총선 기간 동안 드러난 진보와 보수의 고착된 분열을 안정시켜야 한다. 그의 노동당은 하원 650석 가운데 412석을 얻었지만 승리는 노동당 정책에 대한 지지보다 보수당 표의 분열에 기인한 것이었다.
실제 노동당의 득표율은 33.7%로, 최악의 패배를 당했던 2019년 총선의 32.1%에서 조금 올랐을 뿐이다. 그의 좌파 전임자인 제레미 코빈은 2019년 선거에서 유럽 연합 탈퇴를 내건 보수당에 최악의 패배를 기록했다.
영국의 변화는 이웃 유럽 국가들이나 동맹국과는 대조적이다. 프랑스에서는 마린 르펜의 국민연합이 지난 주말 의회 선거 1차 투표에서 지배한 이후 극우 세력의 부상을 저지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진보세력인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저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늘어나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그의 행정부가 "모든 지역사회에서 창출된 부를 통해 영국을 재건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선거에서 얻은 승리의 규모에도 불구하고 다음 정부가 직면한 도전의 규모는 노동당의 환희를 빨리 사라지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를 안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5일 바이든과 전화 통화를 하며, “영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확고할 것이며 기타 관계 전반에 걸쳐 미국과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스타머 총리는 노동당을 지지하지 않은 다수의 유권자들에게도 힘이 되어 줄 것을 약속했다. 그는 "이 상처, 신뢰 부족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만 치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금융 시장은 스타머 총리의 등장에 침착하게 반응했다. 파운드는 4년 만에 가장 긴 상승세를 기록하며 3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1.28 달러 주변에서 거래되었다.
FTSE 100 지수는 0.3% 상승했으며, 투자자들이 노동당의 주택 공급 약속에 주목하면서 주택 건설업체의 주가가 가장 좋은 성과를 보였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