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로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이 재차 부각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강화되면서 금값의 고공행진을 부채질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가격은 지난 14일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30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이날 한때 3047.50달러까지 치솟은 뒤 후반 1.18% 상승한 3041.70달러에 거래됐다. 금 현물 가격은 초반 3038.33달러까지 오른 뒤 후반 1.10% 오른 온스당 3034.13달러에 거래됐다.
삭소 뱅크의 올레 한센 원자재 전략 책임자는 "현재 금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들의 퍼펙트 스톰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가장 최근의 초점은 중동 상황이며, 여기에 미국 경제의 향방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하마스 목표물에 대한 군사 공격을 재개하면서 금값의 상승 폭 확대로 이어졌다. 팔레스타인 보건 당국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326명이 사망했다.
시장은 18~19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또한 전 세계 다른 중앙은행들의 회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위즈덤트리의 니테쉬 샤 원자재 전략가는 "상당히 혼란스러운 관세 정책을 배경으로 FOMC가 진행된다"면서 "만약 미국이 금리에 대해 다소 '비둘기파적' 입장을 취한다면 금값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지난해 세 차례의 금리 인하를 단행한 후 올해 들어 지금까지 금리를 동결해 왔다. 이번 회의에서도 금리 동결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시장에서는 6월에 금리 인하가 재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요 은행들은 금값의 목표가를 연이어 높이고 있다.
ANZ는 3개월 뒤 금값 전망치를 온스당 3100달러, 6개월 뒤 전망치를 32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UBS는 올해 금값 전망치를 3200달러로 제시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실물 금으로 뒷받침되는 금 상장지수펀드(ETF)는 17일까지 5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또한 ETF에 보유된 금의 양은 지난 4년 연속 감소했으나 올해 들어 5% 증가했다.
OCBC의 바수 메논 투자 전략 담당 매니징 디렉터는 "금값의 추가 상승 여지가 있지만, 단기적으로 온스당 3000달러는 강력한 저항선"이라며 "이 가격보다 금값이 약간 더 올랐지만, 결정적인 돌파 신호는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값이 12개월 이내에 온스당 31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