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관세에 대한 상호관세는 안한다고 밝혀
미국 내에서도 관세 정책에 부정적…로비나서
이승규 바이오협회 부회장 "중장기적 기회로 삼아야"
미국 내에서도 관세 정책에 부정적…로비나서
이승규 바이오협회 부회장 "중장기적 기회로 삼아야"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각) 다른 나라의 관세 및 비관세 무역장벽에 따라 미국 기업이 받는 차별을 해소한다는 명목으로 상호관세를 기본관세와 개별관세를 실시한다. 기본관세는 이날부터 시작되며 개별관세는 오는 9일부터 적용된다.
기본관세는 모든 수입품에 10%를 부과하는 것이며 개별관세는 60여개 국가를 상대로 징벌적 관세를 추가하는 내용이다. 개별관세 대상으로는 중국과 일본, 유럽연합(EU)뿐만 아니라 베트남과 대만, 인도, 우라나라도 포함됐다. 우리나라에는 25%의 관세가 부과됐다. 높은 관세에 우리나라 정부는 TF팀을 꾸리며 대응에 나섰다.
의약품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에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얼마만큼의 관세를 부과할지는 언급하지 않은 상황이다. 의약품은 상호관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이중관세는 회피했지만 높은 관세가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의약품은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따라 30년 넘게 무관세였는데 이번 조치로 미국에 수출하는 국내 의약품 기업들에게는 부담이 가중된다는 것.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현 정부의 스탠스가 미국 내 생산을 늘리기 위한 공장을 건설하라는 압박이 강하다보니 국내에 공장을 둔 바이오기업들은 높은 관세에 불안한 상황"이라며 "이중관세가 적용되진 않아 한 숨 돌렸지만 추후 발표되는 의약품 관세비율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도 높은 관세 반발…전 세계 빅파마들 반대 목소리
다만 일각에서는 의약품 관세가 높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계 제약사를 포함한 전 세계 빅파마들이 높은 의약품 관세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복수의 익명소식통을 인용해 글로벌 빅파마들이 단계적 관세 부과 등을 통해 충격을 줄이기 위해 미국 정부에 로비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별도로 미국 내 생산시설 투자를 약속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한 미국바이오협회도 회원사를 대상으로 의약품 관세 영향을 조사한 결과 관세 부과는 의약품에 가용성과 혁신을 저해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승인한 의약품 최소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수입된 구성품에 의존했기에 환자에 대한 공급 취약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 기회를 노려야 한다는 관측도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정책과 동시에 약가인하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이로 인해 바이오시밀러나 제네릭 의약품의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는 미국 기업을 제외하고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 판매비중이 높다.
이같은 장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처방이 아닌 중장기적으로 바라보고 움직이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내 생산을 독려하는 정책에 따라 공장을 건설하면 단기적인 이점은 있을 수 있지만 인건비나 시설비용 등 증가로 인한 약가 상승으로 우리나라의 장점인 저렴한 약가가 희석될 수 있다"며 "경쟁국가들도 높은 관세가 부과된 상황에서 마켓쉐어를 확보한 우리나라 바이오시밀러와 위탁개발생산(CDMO)기업들이 중장기적인 정책을 펼친다면 미국 시장에서 자리잡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