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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중 무역 '깜짝' 합의에 투자은행들,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 '웃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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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중 무역 '깜짝' 합의에 투자은행들,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 '웃돌다'

90일 관세 유예에 2025년 성장률 최대 4% 전망
증권가, 중국 증시 '비중 확대'… 일각선 '일시적' 효과 경계
미국과의 깜짝 무역 합의 이후 투자은행들이 중국 경제 성장 전망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의 깜짝 무역 합의 이후 투자은행들이 중국 경제 성장 전망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과의 전격적인 무역 관계 풀림에 따라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잇따라 중국 경제 성장 전망치를 올려 잡고 있다. 워싱턴과 베이징 간의 무역 긴장 완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금융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 투자은행, 잇따라 성장률 전망 '상향'

UBS는 지난 13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5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 3.4%보다 3.7%~4% 사이로 올라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미-중 무역 갈등 완화가 중국 경제 성장에 미치는 충격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UBS는 "무역 전쟁 풀림이 중국 경제 성장에 대한 '더 작은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모건 스탠리 역시 단기 GDP 전망치를 올려 잡으며 긍정적인 흐름에 동참했다. 특히 기업들이 관세 인하 혜택을 활용하기 위해 수출을 서두를 수 있다는 점을 성장률 상향의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모건 스탠리 분석가들은 보고서에서 "관세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유예 기간 동안 선적 및 생산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모건 스탠리 로빈 싱 수석 중국 경제학자는 "중국 2분기 GDP가 현재 추정치인 4.5%보다 높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더불어 3분기 성장률 역시 일시적인 회복세를 보이며 4%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호주계 은행인 ANZ 은행도 올해 중국 GDP 성장률이 4.2%를 넘어설 잠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 4월 전망치를 4.8%에서 4.2%로 조정한 이후 나온 긍정적인 변화다. 프랑스 은행 나티시스 또한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과 관세 인하가 있다면 올해 중국 GDP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 4.2%보다 4.5%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 증시, 낙관론 확산 속 '일시적' 반등 경계감도

경제 성장 전망 개선은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 심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노무라는 무역 협상 이후 보고서에서 중국 주식 투자를 '전술적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하고 인도 주식 보유 자금 일부를 중국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씨티는 연말까지 홍콩 항셍지수 목표치를 2% 올린 25,000으로 제시했으며, 명년 상반기에는 26,000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씨티의 피에르 라우 중국 주식 전략 분석가는 관세 불확실성을 피할 수 있는 내수주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그는 소비재 부문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했으며, 인터넷 및 기술 부문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메이뱅크의 에디 로 최고 투자 책임자 역시 "매력적인 위험 대비 보상이 중국 주식에 있으며, 시장 가치 평가가 여전히 부담스럽지 않다"고 진단하며 통신 서비스 및 일부 임의 소비재 부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평소 중국 시장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견지해 온 GROW 투자 그룹의 윌리엄 마 최고 투자 책임자는 최근 중국 정부의 정책 완화와 소비 부양책이 중국 경제와 시장에 추가적인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중국 시장의 반등은 지속적인 재평가"라고 평가했다.

한편, 중국 CSI 300 지수는 전날 1.6% 상승한 데 이어 이날도 소폭 상승세를 이어갔다. 홍콩 항셍지수는 월요일에 3% 가까이 급등했지만, 화요일에는 1.5% 밑돌며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주식 시장의 상승을 단순한 기술적 반등으로 해석하며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로는 "미-중 무역 협상이 시장의 예상보다는 긍정적이었지만, 이번 합의는 여전히 일시적이며 추가적인 변화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로는 이어 "이는 더 큰 그림을 바꾸지 않는다. 중국 주식 시장은 여전히 취약한 국내 펀더멘털에 의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라시아의 댄 왕 중국 담당 이사 역시 "이번 무역 협상 결과는 예상 밖이었고 이미 시장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이 반등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는 더 큰 그림을 바꾸지 않는다. 중국 주식 시장은 여전히 취약한 국내 펀더멘털에 의존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부동산 부문의 침체와 지방 정부 부채 증가 등 중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국 압박에 관세를 중요한 정치적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90일간의 휴전은 무역 외교에서 짧은 기간"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나티시스의 게리 응 수석 경제학자 또한 "90일간의 관세 인하 및 유예 조치는 특히 미-중 간의 상호 신뢰가 악화된 점을 고려할 때 합의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