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공군 회복세 속 해군 '유지' 비용, 천문학적

국방부 자료를 보면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가 재입대를 위해 주는 돈은 2022년부터 작년까지 크게 늘었으며, 모집 보너스 총액도 계속 늘어났다. 이는 코로나19 제한 때문에 신병 모집 담당자들이 의지해온 공개 행사, 박람회, 학교 방문이 막히면서 입대 수가 급감한 탓이다.
일련의 새로운 프로그램과 모집자 수 늘리기, 입대 요건 손보기와 함께 추가 보상금은 각 군이 부족분을 넘는 데 도움이 됐다. 해군 빼고는 모든 군이 작년에 모집 목표를 이뤘으며 올해에도 모두 이룰 것으로 보인다.
◇ 육군, '미래 군인 준비과정' 들여와 되살아나
미군에서 가장 큰 육군은 지난 10년간 가장 큰 신병 모집 어려움을 겪었지만 여러 새 프로그램을 통해 가장 큰 회복세를 보였다. 육군이 되살아난 가장 중요한 원인은 2022년 8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포트 잭슨에 개소한 '미래 군인 준비과정'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성적이 낮은 신병들에게 최대 90일간 학업 또는 체력 교육을 주어 군사 기준을 맞추도록 돕는다. 그 덕분에 수천 명의 입대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공군 역시 2023년 인력 부족을 넘기려고 모집 보너스 지출을 늘렸다가 이듬해 금액을 낮췄다. 지급 대상은 군수품 시스템, 항공기 정비, 보안 부대 같은 전문 직종이었다. 해병대와 우주군은 계속 모집 목표를 이뤘지만, 해병대는 2022년 목표를 이루려고 입대를 미뤄둔 예비 지원자들까지 모두 끌어모아야 했다.
해병대 대변인 자코비 게티 소령은 유지 보너스가 2023년 1억2600만 달러(약 1723억6000만 원)에서 2024년 2억100만 달러(약 2749억6000만 원)으로 뛴 것은 해병대가 처음으로 1년 일찍 재입대할 수 있게 된 탓이라고 말했다. 그 덕분에 7000명이 넘는 해병대원이 보너스를 받았는데, 이는 전년보다 거의 2200명 늘어난 수치다.
◇ 해군만 홀로 '유지' 비용에 힘 쏟아
반면 해군은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은데도 3년간 육군보다 전체적으로 더 많은 비용을 썼다. 특히 수병들의 재입대를 이끌어내려고 '유지' 비용에 다른 군종보다 훨씬 많은 예산을 쏟아부었다. 해군은 지난 3년간 해마다 약 7만 명의 군인에게 유지 보너스를 줬는데, 이는 훨씬 큰 육군이 해마다 유지 보너스를 준 병력 규모의 2배가 넘는다.
해군 작전 부사령관 제임스 킬비 제독은 지난 3월 상원 군사 소위원회에서 "해군은 가장 유능한 선원을 유지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유지는 우리의 최종 전력 목표를 이루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사병들의 재입대는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지만, 장교들은 항공, 폭발물 처리, 수상함 운용 및 잠수함 작전, 의료 전문가, 해군 특수 작전 같은 특정 일자리에서 어려운 과제라고 설명했다.
킬비 제독은 또한 해군이 모든 해상 일자리를 채우려고 힘들어하고 있으며 문제 해결을 위한 한 방법으로 돈 보상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병대 사령관 에릭 스미스 장군은 2023년 해군 회의에서 보너스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해병이 되는 것 자체가 보너스"라며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라고 답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트럼프의 당선을 신병 모집이 되살아난 이유로 계속 꼽았다. 하지만 실제 입대 늘어남은 지난해 11월 훨씬 전부터 시작됐고, 관계자들은 이를 돈 보상 늘리기를 포함해 군이 해온 큰 점검과 더 직접적으로 연결지었다.
한편 미국의 각 군종은 사이버, 정보, 특수 작전 같은 인력 확보가 어려운 분야에 보너스를 늘려주고 있다. 육군과 해병대는 이와 함께 전투병, 전차병, 포병 같은 핵심 전투 분야에도 입대 보상금을 주어 인력을 끌어모으고 있다. 반면 우주군은 아직 입대 보너스를 주지 않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