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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B-2 폭격기 서태평양으로 이동…이란 핵시설 공습 관련 사전 배치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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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B-2 폭격기 서태평양으로 이동…이란 핵시설 공습 관련 사전 배치 추정

지난 2018년 1월 11일(현지시각) 미국 공군 소속 B-2 스텔스 폭격기가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8년 1월 11일(현지시각) 미국 공군 소속 B-2 스텔스 폭격기가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공군의 B-2 스텔스 폭격기 여러 대가 21일(이하 현지시각)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를 이륙해 태평양 상공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시설 공습 여부를 검토 중인 가운데 백악관의 작전 선택지를 마련하기 위한 사전 배치로 해석된다.

CNN은 복수의 미 국방 관계자를 인용해 “B-2 폭격기의 이동은 반드시 공격 임박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려는 목적”이라고 22일 보도했다. 이날 B-2 편대는 캘리포니아 연안과 하와이 인근에서 공중급유를 받았으며 향후 괌 또는 인도양 디에고가르시아 공군기지를 거쳐 이란 인근 공역까지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B-2는 미국이 보유한 유일한 스텔스 전략폭격기로 최대 3만파운드(약 1만3600kg) 규모의 ‘벙커버스터’ 폭탄 GBU-57을 2기 탑재할 수 있다. 이 폭탄은 이란 중부 포르도 핵시설처럼 지하에 매설된 강화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유일한 재래식 무기로 알려졌다.

이같은 군사 움직임은 지난 13일 시작된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까지 이란 핵심 도시 이스파한을 포함한 핵시설, 혁명수비대(IRGC) 고위 인사 주거지, 군사기지를 연쇄적으로 타격했다.

이스라엘군은 특히 포르도 인근 우라늄 농축 관련 설비를 두 번째로 타격했다고 밝혔으며, 이란 혁명수비대 공군 무인기 부대 사령관과 팔레스타인 여단장 사이드 이자디 등을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보건부 대변인 호세인 케르만푸르는 이날 “이번 공습으로 400명 이상이 숨지고, 305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 중 다수는 민간인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부터 백악관 상황실에서 군 관계자들과 연일 작전 계획을 검토하고 있으며 “2주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최대한의 시간이며 그보다 빨리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말 국가안보팀과 연속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현지 미국 시민들은 정부 지원을 기다리지 말고 자력으로 탈출하라”며 “가능한 옵션이 주어지면 반드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무부는 이미 수백명의 미국 시민이 육로로 이란을 탈출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이란 대통령과 통화 뒤 “이란과의 협상을 가속화하겠다”며 외교적 해법을 강조했고 제네바에서 열린 유럽 외교장관 회담도 핵확산 방지를 위한 대화 지속에 합의했지만 구체적 성과는 없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공습이 이미 인구 이동을 촉발하고 있다”며 “이란과 이스라엘 모두에서 국내 피란민과 국경 탈출 시도가 발생 중”이라고 경고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