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생활비 체감상승…식료품·가전·옷값도 들썩”

미국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이 내놓은 이 자료에 대해 지난 15일(현지시각) FT 등 주요 언론·금융업계는 “예상치(2.6%)를 웃돈 결과”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고율 관세 정책의 영향이 본격 나타났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내내 10% 기준 관세 도입에 이어 주요 무역 상대국과의 거래에서도 추가 관세를 예고하면서, 비용 증가분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이를 증명하듯, 생활필수품, 가전, 의류 등 수입 제품 가격이 일제히 뛰었다. 식료품 가격 인상이 눈에 띄는 반면, 원자재 값 하락은 전체 상승폭을 일정 부분 상쇄한 것으로 풀이됐다.
6월 인플레이션 발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소비자 가격이 계속 낮다”며 토론 소셜미디어에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당장 내려야 한다는 주장을 올렸다. 금융 시장에서는 일시적으로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였으나, S&P 500지수는 장중 최고치 경신 후 0.4% 하락 마감했다. 달러와 국채 금리는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반영해 상승 전환했다.
◇ 전문가 “관세 부담, 이제 본격 소비자 전가 시작”
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를 뺀 ‘근원 인플레이션’은 2.9%로 올해 들어 가장 높았다. 오마이어 샤리프 인플레이션인사이트(Inflation Insights) 대표는 “관세의 가격 인상 효과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면서 “기업들이 이제 비용 인상을 버티지 못하고 소비자에 떠넘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 역시 “기업이 감당하는 관세 부담이 사실상 한계에 치닫고 있다”며 “앞으로는 생활비 상승 체감이 더 뚜렷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6월 한 달 사이 월세, 오락·레저용품, 옷·가전·가구 등 소비재 값이 눈에 띄게 올랐다. 집세는 1% 가까이 상승했고, 상반기 동안 압박됐던 수입품도 가격 인상 움직임이 뚜렷해졌다. 변동성이 큰 자동차·항공권은 오히려 내려가며 전체 지수 급등을 일부 상쇄했다는 분석이 있다.

◇ 연준 “관세발 인플레 영향 더 오래 간다”…시장 전망도 혼조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위원 다수는 “관세 인상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보다 중장기적일 수 있다”고 밝혔고, 월가에서는 “앞으로 발표될 추가 지표와 정책에 따라 연말 금리 인하 가능성이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진다. 다만, 인플레이션과 경기 진단이 과거 어느 때보다 복잡해졌다는 점에서, 시장 변동성 확대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와 산업계, 금융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본격적으로 생활비에 반영되는 과정이 시작됐다”는 진단이 많다. 앞으로 미국 물가 흐름은 관세, 금리, 공급망, 환율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더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경고가 덧붙여지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