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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표 관세, 美 물가에 본격 반영…UBS “가격 상승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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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표 관세, 美 물가에 본격 반영…UBS “가격 상승 시작됐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의 항목별 연간 상승률 추이. 사진=UBS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의 항목별 연간 상승률 추이. 사진=UB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해온 고율 관세 정책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소비자 물가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위스계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가운데 ‘핵심 상품’ 가격이 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고 지적하며 관세 효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27일(현지시각) 포춘에 따르면 UBS 글로벌자산운용의 마크 해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겉으론 조용하지만 내부에서는 관세 여파가 서서히 퍼지고 있다”며 “특히 가전, 전자제품, 가구, 의류, 장난감 등 고관세 품목에서 가격이 눈에 띄게 올랐다”고 밝혔다.

◇ UBS “미국이 트럼프의 ‘관세 타코 샐러드’를 먹기 시작했다”

보고서 제목에는 다소 독특한 표현이 사용됐다. UBS는 “미국이 트럼프의 관세 타코 샐러드를 먹기 시작했다(America is starting to eat Trump’s tariff TACO salad)”는 문장을 통해 미국 소비자가 이제 고율 관세의 실제 영향을 체감하게 됐다는 점을 풍자적으로 표현했다.

이 표현은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멕시코 이민 문제와 관련해 “나는 히스패닉을 사랑한다”며 타코 샐러드를 먹는 사진을 올려 비판을 받은 일화에서 따온 것이다. UBS는 관세가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한 상황을 ‘식탁 위에 오른 관세’에 비유한 셈이다.

◇ 기업 실적도 타격…GM, 관세로 1조5000억 원 손실


보고서는 “관세 발표, 수입업체 재고 확보, 매장 가격 반영까지는 시차가 존재하며 본격적인 물가 상승은 앞으로 더 뚜렷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가전·전자제품 판매는 전달보다 2% 줄었고 가구도 1.1% 감소했다. 전체 소매판매는 0.4% 증가했으나 품목별로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

GM은 2분기 관세로 인해 11억 달러(약 1조5610억 원)의 손실을 입으며 영업이익이 32% 줄었다고 밝혔다. GM은 “계속된 관세 환경이 유지된다면 소비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 “누가 부담할 것인가”…기업, 소비자 모두 압박


해펠 CIO는 “관세 부담을 수출업체, 수입업체, 소비자가 어떻게 나눠질지는 산업마다 다르다”며 “지금은 기업과 소비자 모두 부담을 나눠지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가 도입한 ‘원 빅 뷰티풀 법안’이 감세 정책과 관세 수입 재원을 포함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불확실하다. 물가가 더 오를 경우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해펠은 “관세는 더 이상 정책 논쟁이 아니다. 이제 가격표를 통해 소비자에게 영향을 주는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