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산 수입품에 총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추진해온 제조업 육성 전략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각) 영국 유력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기존에 부과한 25% 관세에 더해 오는 27일부터 추가로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의 러시아산 무기·석유 수입을 이번 조치의 이유로 들었다. 지난해 3월 말까지 미국은 인도의 최대 수출 시장으로 870억 달러(약 11조7200억 원) 규모였다.
◇ 제조업 수출길 막히는 인도
의류 수출업체 고칼다스 익스포츠는 전체 매출의 절반을 미국에서 올리는데 시바라마크리슈난 가나파티 대표는 FT와 인터뷰에서 “관세가 50%면 사업이 불가능하다”며 “브랜드들이 인도산 비중을 줄이고 베트남·방글라데시·스리랑카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노무라 증권은 이번 조치가 “사실상 무역 금수조치와 같다”며 마진이 낮은 중소기업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무역연구이니셔티브의 아제이 스리바스타바는 의류, 보석, 카펫, 새우 등 주요 수출 품목의 미국 판매가 최대 70%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수출시장 다변화 시도
모디 총리는 러시아산 석유 수입 축소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농업 시장 개방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바랏 포지의 아밋 칼리아니 부회장은 “관세 불확실성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라며 “고객사들과 해결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자동차부품제조협회의 슈라다 수리 마르와 회장은 “미국이 인도 부품 수출의 27%를 차지하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역풍이 불가피하다”며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리처드 로소 의장은 “앞으로 3년 반 동안 이런 무역 갈등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고칼다스의 가나파티 대표는 “미국은 여전히 큰 시장이고 이를 잃으면 큰 문제가 생긴다”며 “제조업 중심 경제로 전환하려면 좋은 무역관계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