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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인도산 수입품에 50% 관세…모디 ‘메이크 인 인디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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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인도산 수입품에 50% 관세…모디 ‘메이크 인 인디아’ 위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2020년 2월 25일(현지시각) 인도 뉴델리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양자 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장에 도착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2020년 2월 25일(현지시각) 인도 뉴델리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양자 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장에 도착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산 수입품에 총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추진해온 제조업 육성 전략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각) 영국 유력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기존에 부과한 25% 관세에 더해 오는 27일부터 추가로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의 러시아산 무기·석유 수입을 이번 조치의 이유로 들었다. 지난해 3월 말까지 미국은 인도의 최대 수출 시장으로 870억 달러(약 11조7200억 원) 규모였다.

◇ 제조업 수출길 막히는 인도


의류 수출업체 고칼다스 익스포츠는 전체 매출의 절반을 미국에서 올리는데 시바라마크리슈난 가나파티 대표는 FT와 인터뷰에서 “관세가 50%면 사업이 불가능하다”며 “브랜드들이 인도산 비중을 줄이고 베트남·방글라데시·스리랑카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수출진흥위원회의 수디르 세크리 의장은 향후 7개월 동안 의류·섬유 수출 손실이 50억 달러(약 6조7300억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무라 증권은 이번 조치가 “사실상 무역 금수조치와 같다”며 마진이 낮은 중소기업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무역연구이니셔티브의 아제이 스리바스타바는 의류, 보석, 카펫, 새우 등 주요 수출 품목의 미국 판매가 최대 70%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수출시장 다변화 시도


모디 총리는 러시아산 석유 수입 축소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농업 시장 개방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바랏 포지의 아밋 칼리아니 부회장은 “관세 불확실성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라며 “고객사들과 해결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자동차부품제조협회의 슈라다 수리 마르와 회장은 “미국이 인도 부품 수출의 27%를 차지하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역풍이 불가피하다”며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리처드 로소 의장은 “앞으로 3년 반 동안 이런 무역 갈등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고칼다스의 가나파티 대표는 “미국은 여전히 큰 시장이고 이를 잃으면 큰 문제가 생긴다”며 “제조업 중심 경제로 전환하려면 좋은 무역관계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