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등세를 타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업체 코어위브가 13일(현지시각) 폭락세로 돌연 방향을 틀었다.
코어위브는 이날 두 자리 수 폭락세를 기록했다.
분기 손실이 예상보다 컸던 데다 대형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 금지 기간이 이제 곧 끝난다는 이중 악재가 코어위브를 덮쳤다.
코어위브는 이날 30.99달러(20.83%) 폭락한 117.76달러로 주저앉았다.
저조한 실적
코어위브가 전날 장 마감 뒤 공개한 2분기 실적은 예상 밖이었다.
주식 시장에 상장된 뒤 두 번째인 이날 실적 발표에서 매출은 시장 전망치 10억8000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12억1000만 달러로 나왔지만 손실 역시 예상을 압도하며 투자자들을 움츠러들게 했다.
코어위브의 올 2분기 순손실 규모는 2억9050만 달러로 지난해 2분기 3억2300만 달러보다는 적었지만 시장 전망보다는 매우 높았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조정치를 감안한 주당 손실규모를 0.21달러로 예상했지만 실제 손실 규모는 주당 0.27달러였다.
코어위브는 엔비디아 반도체로 구성된 AI 데이터센터를 기업들에 빌려주는 순수 AI 기업이다. 아마존 등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들과 경쟁하는 곳이다.
다만 코어위브의 전망은 낙관적이었다.
코어위브는 이번 분기 매출이 12억6000만~1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 예상치 12억5000만 달러를 훌쩍 넘는다.
코어위브는 아울러 올해 전체 매출 전망치도 5월에 예상치 49억~51억 달러에서 이날 51억5000만~53억5000만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실현되면 시장 예상치 50억5000만 달러를 압도하는 규모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코어위브는 3월 28일 첫 거래에서 공모가와 같은 40달러에 마감한 뒤 한동안 고전했지만 5월 이후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다.
6월 20일에는 183.58달러로 마감했다. 공모가에 비해 주가가 4.5배 폭등한 셈이다.
이후 상승세가 꺾이기는 했지만 코어위브는 12일 148.75달러로 마감해 공모가 대비 상승률이 272%에 육박했다.
이런 가파른 주가 상승세는 외려 독이 됐다.
고공행진하는 주가 흐름을 정당화할 정도의 탄탄한 실적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높아졌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전망치보다 실제 시장의 눈높이는 더 높았다는 뜻이다.
코어 사이언티픽
코어위브가 지난달 발표한 AI 인프라 업체 코어 사이언티픽 인수합병(M&A)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이날 두 회사 주가 폭락을 재촉했다.
코어위브는 주식 교환 방식으로 90억 달러에 코어 사이언티픽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코어 사이언티픽은 이 합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품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발표 이후 코어위브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코어 사이언티픽 지분 약 6.3%를 보유한 대안투자 업체 투 시스 캐피털은 공개적으로 합병에 반대하고 나섰다. 코어위브 주가 하락을 감안해 합병 조건을 바꾸지 않으면 합병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매도 금지 종료
코어 사이언티픽 인수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코어위브주가 향배이지만 전망은 더 어두워지고 있다.
코어위브 내부자들과 초기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 금지 기간이 끝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상장 이후 통상 6개월 동안 보유 주식을 팔 수 없도록 하는 이른바 락업 기간이 14일이면 종료된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이 대거 시장에 쏟아지면 주가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멜리우스 리서치의 벤 리치스 애널리스트는 분석노트에서 주식 매도 금지 기간이 끝나는 14일 뒤 코어위브에 매도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리치스는 보유 추천 의견은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는 110달러에서 128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투자은행 스티펠도 코어 사이언티픽 인수합병 불확실성, 14일 락업 기간 종료 등으로 인해 코어위브가 단기적인 압박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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