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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반도체 투자 182억 달러 돌파...“세계 칩 기업들, 중국 견제하자 인도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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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반도체 투자 182억 달러 돌파...“세계 칩 기업들, 중국 견제하자 인도行”

"7년 새 시장 3배 성장 전망, 2030년 1000억 달러 시장 전망, 공급망 다변화 수혜 톡톡"
중국의 빠른 반도체 성장과 지정학 위험으로 위기감을 느낀 세계 반도체 기업들이 인도를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하면서 큰 규모의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미지=마이크로소프트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빠른 반도체 성장과 지정학 위험으로 위기감을 느낀 세계 반도체 기업들이 인도를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하면서 큰 규모의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미지=마이크로소프트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중국의 빠른 반도체 성장과 지정학 위험으로 위기감을 느낀 세계 반도체 기업들이 인도를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하면서 큰 규모의 자금이 몰리고 있다. 더 이코노믹 타임스가 지난 13(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인도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책 덕분에 반도체 분야 누적 투자액이 182억 달러(252300억 원)에 이르며 세계 공급망 재편의 새로운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 타타·마이크론 등 큰 규모 투자 행렬


인도 정부가 지난 1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시작된 인도 반도체 미션(ISM)을 통해 승인된 프로젝트는 총 10개로 누적 투자액이 약 16000억 루피(182억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인도 최대 기업집단인 타타 일렉트로닉스의 투자가 가장 주목받고 있다. 타타는 대만 파워칩반도체제조공사(PSMC)와 손잡고 구자라트주 돌레라에 91000억 루피(144조 원) 규모의 팹(반도체 제조공장)을 건설 중이며, 5만 장의 웨이퍼 생산 능력을 갖춘 이 시설은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회사 측이 발표했다. 타타는 또한 아삼주에 270억 루피(4270억 원) 규모의 조립·테스트 시설도 건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구자라트주에 275000만 달러(38100억 원) 규모의 조립·테스트·마킹·패키징(ATMP) 시설을 올해 말 완공 목표로 건설 중이라고 회사 측이 밝혔다. 대만 폭스콘과 인도 HCL의 합작회사는 우타르프라데시주에 37억 달러(51300억 원)를 투자해 반도체 제조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일본 샤프와 미국 온세미(OnSemi) 등도 인도 파트너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샤프는 30~50억 달러(41600~69000억 원) 규모의 디스플레이 팹 투자를 검토 중이며, 독일 인피니언과 온세미도 인도 현지 업체와의 OSAT(조립·테스트) 시설 구축을 위한 파트너십을 모색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이 전했다.

◇ 정부 주도 76000억 루피 지원책 효과


인도 정부의 적극 지원이 이러한 투자 유치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202112월 출범한 인도 반도체 미션(ISM)100억 달러(138600억 원)의 예산으로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고 인도 전자정보기술부가 밝혔다.

정부는 반도체 제조 공장 설립에 최대 50%의 재정 지원을 제공하며, DLI(Design Linked Incentive) 체계를 통해 디스플레이 제조와 설계 스타트업까지 아우르는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재 양성 측면에서도 체계 있는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85000명 이상의 엔지니어가 반도체 관련 교육을 받고 있으며, 44000명 이상이 이미 NIELIT 칼리컷의 SMART Lab에서 인증을 완료했다고 인도 정부가 발표했다. 퍼듀대학, IBM, 램 리서치 같은 세계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국제 수준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동남아 경쟁 치열...한·일 강국들은 인력난


인도만이 아니라 동남아시아 전체가 반도체 투자 유치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해 첫 웨이퍼 팹 건설 승인으로 5억 달러(6900억 원)를 투자하며 반도체 제조업 진출을 본격화했다고 베트남 정부가 밝혔다. 베트남 정부는 2050년까지 세계 반도체 허브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인텔의 최대 패키징·테스트 공장과 암코르 테크놀로지의 16억 달러(22000억 원) 투자 시설이 이미 가동 중이다.

말레이시아도 ARM25000만 달러(3460억 원) 투자를 유치하며 고부가가치 칩 설계 분야로의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레이시아 정부가 발표했다. 전체 아세안(ASEAN) 반도체 시장은 2021270억 달러(38조 원)에서 2028420억 달러(58조 원)로 해마다 평균 6% 성장이 예상된다고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반면 기존 반도체 강국인 한국과 일본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한국은 2031년까지 56000명의 반도체 인력 부족이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업계에서는 우려하고 있다. 일본도 라피두스 컨소시엄에 9조 원 지원 등 큰 규모 투자를 하고 있으나, 여전히 40만 명의 반도체 인력 부족에 직면해 있다고 일본 정부가 인정했다.

중국은 지난해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에서만 41915000만 달러(581조 원) 규모를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전 세계 반도체 특허 출원의 55%를 차지할 정도로 기술력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분석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인도의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23350억 달러(485000억 원)에서 20301100억 달러(1522900억 원)로 해마다 평균 13~1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분쟁으로 한국, 중국, 미국 등 소수 국가에 집중된 반도체 공급망의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세계 공급망 다변화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업계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