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필리조선소 인수 후 첫 결실…그룹 역량 모아 현지 생산 기반 구축
10억 달러 자금 확보해 기술 이전…'미국판 조선업 부흥' 계획 본격화
10억 달러 자금 확보해 기술 이전…'미국판 조선업 부흥' 계획 본격화

5일(현지시각) 조선 해운 전문 매체 리비에라와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최근 북미에 있는 계열사와 LNG 운반선 1척 건조 계약을 맺었다. 이 선박은 2028년 1분기까지 인도할 예정으로, 한화오션이 추진하는 LNG 운반선 사업군 확장 전략의 일환이다. 앞서 한화오션은 선주사를 '북미 지역 선사'로만 밝혔으나, 그룹 계열사라는 점이 드러나면서 이번 계약이 한화의 미국 조선업 투자와 깊이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움직임의 바탕에는 지난해 12월, 한화가 1억 달러를 투자해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결정이 자리 잡고 있다. 이를 기회로 양국 조선 협력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 세계 1위 기술력 이식…'메이드 인 USA' LNG선 띄운다
앞으로 한화는 한화오션의 세계 최고 수준 LNG 운반선 건조 기술을 한화필리조선소에 이전하는 기술 협력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LNG 운반선은 대표적인 자본·기술 집약 선박으로, 미국 현지 생산을 통해 미국산 에너지의 수출 경쟁력과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는 데 이바지한다는 구상이다.
한화 측은 이와 관련해 "LNG 운반선은 자본 집약적이고 고도로 전문화된 선박이지만, 생산 규모를 확대하면 장기적으로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수출하는 국가 입장에서 LNG 운반선을 자국 내에서 건조하고 배치하는 능력은 경제 안보와 국방 준비 태세 강화에 모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 10억 달러 실탄 장전…한미 조선 동맹에 힘 싣는다
대규모 투자를 뒷받침할 자금 확보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한화그룹의 미국 투자 계열사인 한화임팩트파트너스는 최근 보유하던 한화오션 잔여 지분 4.27% 전부를 팔아 약 10억 달러의 현금을 확보했다.
확보한 자금은 미국 조선 산업 활성화 사업인 '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계획'을 비롯한 핵심 사업 지원과 신규 투자, 부채 상환 등에 쓸 예정이다. 이 투자는 앞서 한화그룹이 발표한 한화필리조선소에 대한 50억 달러가 넘는 사회기반시설 투자 계획의 하나이며, 나아가 미국 조선업 역량을 키우기 위해 마련된 1500억 달러 규모 한미 투자 기금의 일부이기도 하다.
이번 계약과 투자는 한화가 한국과 미국 사이의 조선산업 협력을 강화하고, LNG 운반선 건조 역량을 키우는 중요한 단계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기술의 미국 이전과 현지 조선소 활성화를 통해 앞으로 LNG 수송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