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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전투기, 폴란드 상공 러시아 드론 격추…나토 첫 실전 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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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전투기, 폴란드 상공 러시아 드론 격추…나토 첫 실전 교전

뤼터 나토 사무총장 "무모하고 위험한 행위"...트럼프 “왜 영공 침범하나”
10일(현지시각) 폴란드 루블린주 위리키 마을에서 소방대원들이 러시아의 드론 공격으로 파손된 민가 지붕을 복구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10일(현지시각) 폴란드 루블린주 위리키 마을에서 소방대원들이 러시아의 드론 공격으로 파손된 민가 지붕을 복구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폴란드가 자국 영공에 침투한 러시아 추정 드론을 북대서양조약국(NATO·나토) 동맹국 전투기들과 함께 격추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10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나토 전투기가 동맹국 영공에서 적의 무인기를 실제로 교전해 격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이날 의회에 대한 보고에서 “하룻밤 새 19기의 드론이 영공을 침범했고 최소 3기는 격추됐다”며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공개적인 충돌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즉각 나토 조약 4조를 발동해 동맹국들과 공식 협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나토 조약 4조는 회원국이 자국의 영토·정치적 독립·안보가 위협받는다고 판단될 때 나토 동맹국들과 협의를 요청할 수 있는 조항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폴란드 동부 루블린주의 위리키 볼라 마을에서는 민가 한 채가 드론에 파손돼 지붕이 무너지고 차량 여러 대가 피해를 입었다. 다행히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폴란드 당국은 루블린·체슈니키·므니슈쿠프 등지에서 드론 잔해를 추가로 발견했으며 일시적으로 공항 3곳의 운영이 중단됐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동맹국 영공 침범은 무모하고 위험한 행위”라며 “우리는 폴란드와 함께한다”고 강조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푸틴 대통령의 평화 경시를 다시 확인한 사건”이라고 규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럽 공동 방공망 구축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서부 군사시설 공격이 목적이었으며 폴란드 공격은 계획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정부의 이같은 발표에도 전문가들은 “최소 일부 드론의 경로는 의도적 비행일 가능성이 크다”며 러시아가 나토의 대응 능력을 시험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가 왜 폴란드 영공을 드론으로 침범하나? 이제 시작이군”이라고 짧게 언급했다. 같은 날 그는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과 통화를 통해 동맹국 연대를 재확인했다.

이번 사태는 전쟁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나토 영토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추가 대러 제재안을 준비 중이며, 나토 회원국들은 향후 공동 방어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