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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외교 시험대 올린 동시 악재…카타르 도하 공습·폴란드 영공 침범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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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외교 시험대 올린 동시 악재…카타르 도하 공습·폴란드 영공 침범 파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과 유럽에서 동시에 외교적 악재를 맞닥뜨렸다.

이스라엘이 카타르 도하에 있는 하마스 사무소를 공습한 데 이어 러시아 무인기가 폴란드 영공을 깊숙이 침범하면서 백악관의 중재 구상과 대외 영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BBC가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은 미국이 가자전쟁 종식을 위한 새 제안을 내놓은 지 이틀 만에 전격적으로 단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스에 “이번이 마지막 경고”라고 강조했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답변을 기다리지 않고 공습에 나섰다.

백악관은 “카타르라는 동맹국 영토에서의 일방적 폭격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으나 현지에서는 미국이 묵인했을 가능성을 의심하는 분위기도 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적으로 독자적 판단에 따른 조치”라고 선을 그었지만 미국의 조율 능력이 약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카타르는 미군의 주요 기지가 있는 핵심 동맹국이어서 파장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한편, 러시아는 같은 날 새벽 폴란드 영공에 드론 19대를 침투시켰다. 일부는 국경을 넘어 깊숙이 진입했고 폴란드군은 요격에 나서 민가 지붕이 파손됐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의회 연설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개전 직전과 가장 가까운 순간”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나토는 이번 사건을 러시아가 동맹의 결속을 시험하기 위한 고의적 도발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뒤늦게 “러시아가 폴란드 영공을 침범하다니, 이제 시작되는 것인가”라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으나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러시아 제재 강화가 거론되지만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한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관측이다.

유럽 각국은 미국과 공조해 신규 제재 패키지를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나토에 대한 애매한 태도와 동맹국 신뢰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군사력과 정치적 리더십이 여전히 나토의 핵심 기반인 만큼 워싱턴의 대응이 이번 사태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