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GPU에서 메모리로 패권 이동…'HBM 아버지' 김정호 교수 "HBF 시대 온다"
2027년 상용화 목표…SK-샌디스크 연합에 삼성 가세, 주도권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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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김 교수는 최근 한 유튜브 프로그램에 출연해 "AI 시대에는 힘의 균형이 GPU에서 메모리로 이동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앞으로 엔비디아가 메모리 회사를 인수할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AI 시대에 메모리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교수는 HBF의 부상을 주목하며, 2026년 초에 새로운 기술적 진전이 나타나고 2027년에서 2028년 사이에는 HBF가 시장에 공식 선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AI 추론 시대, D램 넘어 낸드로…'HBF'란 무엇인가
HBF는 낸드 플래시(NAND flash) 메모리를 기반으로 하는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기술로, HBM과 유사하게 실리콘 관통 전극(TSV) 기술을 활용해 여러 개의 칩을 수직으로 쌓아 높은 대역폭을 구현한다. HBF가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 배경에는 AI 추론 시대에 폭증하는 데이터 저장 용량의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산업적 요구가 자리하고 있다.
AI 추론(인퍼런스) 시대에선 메모리 용량이 매우 중요한 성능 요소다. AI 모델의 응답 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키-밸류(KV) 캐싱'(AI 모델의 단기 기억 장치)처럼, 메모리 용량과 최적화가 AI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됐기 때문이다. HBF는 이러한 메모리 용량 병목을 효과적으로 해소할 차세대 기술로, 대규모 AI 클러스터 내부에서 저장 및 데이터 처리 속도를 동시에 갖춘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현재 전통적인 HDD(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산업은 초기 비용이 높은 HAMR(발열 보조 자기 기록) 기술로의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그 대안으로 니어라인 SSD(Nearline SSD)가 부상하는 중이다. HBF는 이러한 상황에서 AI 클러스터의 저장 용량 병목 현상을 해결할 핵심 기술로 꼽힌다.
이미지 확대보기김 교수는 HBF가 HBM과 더불어 차세대 메모리 시장을 이끌며 반도체 제조사들의 성장을 이끌 주요 기술이 되리라고 분석했다.
D램(DRAM)을 기반으로 하는 HBM과 달리, HBF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기반으로 한다. 이 때문에 HBF는 기존 HBM보다 훨씬 더 큰 용량을 구현할 수 있으면서도 비용은 더 낮출 수 있는 강력한 이점이 있다.
SK-샌디스크 연합 '선공'…삼성도 추격 시동
이 차세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샌디스크와 SK하이닉스는 지난 2025년 8월, HBF 기술 사양을 공동으로 정의하고 표준화를 추진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2026년 하반기에 HBF 메모리 샘플을 출시하고, HBF를 탑재한 최초의 AI 추론 시스템을 2027년 초에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월 중순에 열린 '2025 OCP 글로벌 서밋'에서도 HBF 기술을 적용한 'AIN B' 시리즈를 포함한 새로운 스토리지 제품군 'AIN 패밀리'를 공개하며 시장 선점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전자 역시 자체 HBF 제품에 대한 초기 콘셉트 설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삼성은 기존의 고성능 스토리지 기술 R&D 경험을 활용해 데이터 센터용 고대역폭 플래시 메모리 시장의 수요 증가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프로젝트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세부 사양이나 양산 일정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김 교수는 "낸드 플래시가 D램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용량은 10배 이상을 웃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백, 수천 개의 층을 쌓아 올릴 수 있는 낸드의 특성상, HBF가 AI 모델이 요구하는 막대한 저장 공간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HBF를 'HBM에 대응하는 낸드 기반의 기술'로 정의하며, "HBM 시대는 끝나고 HBF 시대가 오고 있다"고 거듭 예측했다.
나아가 김 교수는 미래 AI 아키텍처가 '지능형 도서관 시스템'과 같은 다계층 메모리 구조를 갖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GPU 내부의 S램(SRAM)은 가장 빠르지만 가장 작은 용량(책상 위의 노트)처럼 가장 빠르지만 용량이 가장 작고, HBM은 신속한 접근과 계산을 위한 인근 책장 역할을 할 것"이라고 비유했다. 이어서 "HBF는 대규모 AI 지식을 저장하는 지하 도서관이 되며, HBM에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공급하고, 클라우드 스토리지(Cloud storage)는 광 네트워크로 데이터 센터를 연결하는 공공 도서관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궁극적으로 GPU는 HBM과 HBF를 상호 보완적인 구성으로 통합할 것"이라며, "AI 시대를 위한 컴퓨팅과 메모리 융합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 삼성, 샌디스크 등이 주도하는 HBF 기술은 AI 시대 메모리의 새로운 전쟁터로 떠오르며, 기존 HBM 중심에서 HBF와 HBM의 조합을 통한 메모리 혁신 시기를 예고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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