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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AMD, 차세대 CPU '젠 7' 공식화…"AI PC 시대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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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AMD, 차세대 CPU '젠 7' 공식화…"AI PC 시대 주도"

2026년 '고르곤'·2027년 '메두사' 후속 프로세서 예고
데이터센터 '최우선' 전략 속 "AI PC로 새로운 성장"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

AMD가 차세대 CPU 아키텍처인 '젠 7(Zen 7)'의 존재를 공식 확인했다. 이와 함께 2026년 '고르곤(Gorgon)', 2027년 '메두사(Medusa)'로 명명된 후속 프로세서 계획과 차세대 GPU(그래픽 처리 장치) 및 NPU(신경망 처리 장치) 로드맵도 일부 공개했다.

AMD는 지난 1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 투자자 및 분석가를 대상으로 '재무 분석가 데이'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다만 이날 행사는 AMD의 새로운 기업 우선순위를 명확히 드러냈다. 총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데이터센터 사업 부문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고, PC(클라이언트) 사업 부문 발표는 20분에 그쳤다. AMD의 리사 수(Lisa Su) 최고경영자(CEO) 역시 데이터센터를 "가장 전략적인 사업"으로 지목했다.

차세대 '젠 7' 공식화…젠 5팀, 개발 착수

그럼에도 AMD는 PC 사업부의 향후 아키텍처 로드맵을 비중 있게 다뤘다. AMD의 마크 페이퍼마스터(Mark Papermaster) 최고기술책임자(CTO)는 "AMD가 차세대 CPU 아키텍처인 젠 7을 개발 중"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젠 7은 AMD 라이젠 CPU의 근간이 될 예정이다. 리사 수 CEO는 이 자리에서 "AMD가 데스크톱 CPU 채널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이퍼마스터 CTO는 "우리는 5세대에 걸쳐 젠 CPU를 선보였다"며, "이를 고성능 버전, 저전력 및 소형 버전, 그리고 네트워크에도 사용되는 클라우드에 최적화된 버전으로 나누었지만, 명령어 세트 아키텍처(ISA)의 일관성은 모두 유지했다. 우리는 칩렛(chiplet)이라는, 타사가 감히 시도하지 못했던 길을 갔다"고 강조했다.

AMD의 현행 젠 5 아키텍처는 라이젠 9000 제품군의 기반이며, 젠 6 아키텍처는 올해 출시되는 차세대 에픽(EPYC) 서버 프로세서에 처음 적용될 예정이다.

젠 7에 대해서는 로드맵 슬라이드를 통해 존재를 확인했을 뿐, 구체적인 출시일이나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AMD는 각 아키텍처 세대별로 전담 팀을 배정하고 번갈아 가며 개발을 진행하는 '교차(stagger)' 방식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각 젠 아키텍처마다 성능에 중점을 둔 코어와 전력 효율에 중점을 둔 코어, 두 가지 유형을 계속 개발 중이다.

GPU·NPU 로드맵 공개…'엣지 AI' 시장 진출


페이퍼마스터 CTO는 AMD의 데스크톱 GPU 로드맵도 일부 공개했으나,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AMD는 데스크톱 GPU 성능 향상뿐만 아니라, GPU 연산을 적용할 수 있는 다른 엣지 애플리케이션에도 동일하게 관심을 두고 있다. NPU 로드맵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기술 수치나 출시 세부 계획은 없었으나, 더 높은 AI TOPS(초당 테라 연산)와 향상된 전력 효율성을 계획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AMD의 컴퓨팅 및 그래픽 그룹을 총괄하는 잭 후인(Jack Huynh) 수석 부사장은 자세한 내용을 덧붙이지 않았지만, AMD가 기존의 모바일, 워크스테이션, 데스크톱 시장 외에 엣지 AI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그는 '고르곤'과 '메두사' 등 AMD의 차세대 프로세서 제품군을 간략히 소개하는 슬라이드를 공개했다. 해당 슬라이드는 2026년 중급 노트북에 '고르곤 포인트'가, 2027년 그 후속 제품으로 '메두사 포인트' 칩이 등장할 것이라는 이전 로드맵을 확인시켜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AMD는 최근 "스트릭스 포인트(Strix Point)"나 "스트릭스 헤일로(Strix Halo)"처럼 칩의 역할을 설명하기 위해 프로세서 제품군 이름에 두 번째 명사를 덧붙여 사용하고 있다. 라이젠 AI 300, 크라칸 포인트 등도 그 예다.

후인 부사장은 AMD가 "타협 없는(No Compromise)" PC 전략을 가지고 있으며, "AI PC의 미래는 AMD를 기반으로 구축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AI가 PC 경험뿐 아니라 컴퓨팅의 의미 자체를 재정의한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엄청난 동력(모멘텀)을 확보했으며, 시장 리더십을 향한 분명한 경로를 가지고 있다"며 "이제 우리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AI는 PC 경험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우리 포트폴리오 전반의 모든 기기에서 '컴퓨팅'의 의미를 재정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단순한 제품 주기가 아니라, 모든 부문에서 우리의 기회를 확장하는 세대에 한 번 오는 변화"라며, "우리의 다음 장(chapter)은 클라이언트 사업을 확장하고, 콘솔(console) 부문의 이점을 심화하며, AI 엣지를 통해 새로운 성장을 창출하는 것이다. 우리는 게임 및 AI PC 시대를 이끌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