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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투자 수급 불균형 단기간 해소 어려워"…내년 환율 1540원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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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투자 수급 불균형 단기간 해소 어려워"…내년 환율 1540원 전망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는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고환율이 2027년까지 이어지고 내년 환율 최고점이 1540원에 육박할 것이란 증권가 전망이 나왔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발간한 '2026년 연간전망' 보고서에서 "2026년 달러 약세 재개, 원화 가치도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구조적 상방 압력은 2027년 이후에 해소 예상한다"고 밝혔다.

유 연구원 "최근 원화 약세의 핵심에는 해외투자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이미 급등한 시장금리가 크게 내려오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어 금리차에 의한 원화 절하 압력은 내년에 완화될 수 있다"면서도 "올해 코스피가 미국 증시 대비 압도적인 성적을 보여줬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을 팔고 미국 주식을 열심히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에 대한 믿음이 쉽게 깨지지 않고 있다"면서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려면 나스닥 불패 신화에 대한 개인들의 믿음이 깨지거나, 연기금들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마무리돼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환율 안정 시점을 2027년 이후로 제시했다. 그는 내년 달러 약세를 점치면서도 원·달러 환율 하단이 1370~1380원 정도로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도 '2026년 외화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제한인 달러화 약세를 예상하면서도 원·달러 환율의 추세적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위 연구원 역시 경상수지 흑자에도 미국에 투자를 늘려야 하는 기업들이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있는 상황과 내국인의 해외투자 확대가 환율 상승을 주도했다고 짚었다.

그는 경상수지로 벌어들인 달러는 유입되지 않고, 금융계정을 통한 달러 유출은 지속되며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이 형성됐다고 지적했다.

올해 수출은 반도체와 선박을 중심으로 크게 증가하면서 일평균 수출액은 10월 기준 3억 달러에 근접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2020년 이후 경상수지 흑자 규모 대비 원화 가치는 유독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경상수지로 벌어들인 달러가 국내로 유입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해외에서 수출로 벌어온 돈이 원화로 환전되지 않은 채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급증하면서 달러 수요는 계속 늘고 있고 이러한 수급 불균형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이후 기간동안 환율 상승은 대부분 주식시장의 달러 순유출에 의해 주도됐다"면서 "올해만 하더라도 외국인의 누적 코스피 순매도 금액은 환율 1400원 적용시 15억2000만달러 규모라면서 내국인의 해외 투자금액은 261억6000만달러로 총 276억8000만 달러가 유출됐다"고 설명했다.

위 연구원은 "내년도 달러화는 완만한 약세가 예상되며, 정상적인 시나리오 하에서는 해외투자가 주도하는 환율 상승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내년 환율 범위를 1410~1540원으로 제시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