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日, ‘갈팡질팡’ 재정정책에 장기 금리 2.0% 눈앞...외환시장 혼란 ‘어쩌나’

글로벌이코노믹

日, ‘갈팡질팡’ 재정정책에 장기 금리 2.0% 눈앞...외환시장 혼란 ‘어쩌나’

일본 도쿄에 있는 일본은행 본부 건물.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도쿄에 있는 일본은행 본부 건물. 사진=로이터

일본 채권 시장에서 중·장기 채권을 중심으로 금리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금리 인상 최종 도달점 예상치가 크게 오르며 외환 시장에 혼란이 다가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장기금리 지표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크게 상승하면서 일본 채권 매도가 이어지고, 신용등급 하락으로 매도세가 크게 증가할 경우 엔 캐리 청산이 봇물처럼 터질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4일 일본 신규 발행 10년물 채권 수익률이 1.935%로 2007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신규 발행 5년물 채권 수익률도 1.410%로 2008년 6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가장 많은 우려를 샀던 30년물 채권 등 초장기 구간은 금리 하락으로 전환됐지만 5년물과 10년물이 급격히 상승하며 겉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번질지에 대한 경계심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급격한 금리 상승은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의 확장 재정에 따른 재정 악화 우려와 일본은행 우에다 가즈오 총재의 매파적 금리 인상 발언이 영향으로 분석된다. 일본 금리 인상 지표를 나타내는 오버나이트 인덱스 스왑(OIS)의 2년 후 1개월 금리는 최근 1.4%대까지 상승했다. 기존 시장 전망에 0.25%의 금리 인상 예상이 추가된 상황에 닛세이 기초연구소 후쿠모토 유키 금융조사실장은 “장기 금리는 1.950%까지 상승해도 이상하지 않다”라며 “시장 참여자들은 금리 리스크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른 엔화 약세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한때 155엔대를 기록했다.

SMBC닛코증권 금리·환율 전략가 마루야마 린토는 시장에서 12월에 50bp(베이시스 포인트)의 미일 금리차 축소가 거의 반영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엔고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기존 분석과는 정반대의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또 엔저를 방해하기 위해 12월 일본은행 금융정책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보일 가능성이 커져 터미널 금리 예상은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장기금리가 1.9%를 넘어 2%가 목전에 놓였다는 관측도 나오고 잇는 가운데, SBI증권 도카 에이지 수석 채권 전략가는 “1.95%를 넘어설 경우 평가손실을 안은 시장 투자자들이 채권 매도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될 경우 일본 국채 신용등급 하향이 우려되고, 해외 투자 세력 매도세가 더해져 이른바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런 구조적 흐름에 시장에서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 축소가 엔화 가치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서다. 지난해 7월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맞물리자 8월 들어 대규모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이뤄졌고, 이는 세계시장에 ‘블랙 먼데이’ 쇼크를 불렀다.

결국 향후 관건은 일본은행이 12월 금리 인상을 단행한 이후 시장에 다카이치 내각이 재정 정책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구로 가즈마사 호세이대 경제학부 교수는 니혼게이자이에 “적극 재정으로 내년 예산이 늘어나고 국채 추가 발행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며 “금융정책과 재정정책이 함께 금리를 끌어올리는 국면으로, 이번 상승은 구조적인 움직임”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또 SMBC닛코증권 마루야마 린토 전략가는 “내년도 예산 편성을 앞두고 재정 지출이 예상보다 작은 규모로 마무리된다면 금리 상승 압력이 완화되고 엔화 약세 진행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며 “그럼에도 금리 상승이 멈추지 않을 경우 일본은행이 임시 국채 매입 오퍼 등으로 대응해야 할 수도 있다”라며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