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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스타트업, 첫 4세대 원전 2026년 가동 선언…AI 데이터센터 ‘전력 갈증’ 해결사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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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스타트업, 첫 4세대 원전 2026년 가동 선언…AI 데이터센터 ‘전력 갈증’ 해결사 뜬다

나투라 리소스-NOV ‘SMR 동맹’ 결성…2030년대 기가와트급 전력망 구축
천연가스급 가격 경쟁력·안전성 무기…빅테크 전력 수급 ‘게임체인저’ 부상
MSR-1 파일럿 시설(원자로 차고 위에서 본 모습. MSR-1 시연 시설, 원자로 만 아래에서 본 모습, 자연 자원 용융염 테스트 루프 위에서 본 모습). 사진=MSR-1이미지 확대보기
MSR-1 파일럿 시설(원자로 차고 위에서 본 모습. MSR-1 시연 시설, 원자로 만 아래에서 본 모습, 자연 자원 용융염 테스트 루프 위에서 본 모습). 사진=MSR-1
미국의 원자력 스타트업 나투라 리소스(Natura Resources)2026년 첫 4세대 원자로 가동을 선언하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전력 수요를 겨냥한 기가와트(GW)SMR(소형모듈원전)’ 전쟁의 서막을 열었다.

미국 IT 전문매체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은 지난 12(현지시각) 나투라 리소스가 2026년 실증로 배치를 시작으로 2030년대 초반까지 대규모 전력을 공급하는 4세대 원자로 상용화 로드맵을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2026년 실전 배치, 2030년 양산… 속도전 돌입


나투라 리소스는 2026년까지 미국 내 첫 4세대 원자로를 배치하고, 2029년부터 2032년 사이 기가와트 규모의 전력 용량을 추가한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1메가와트(MW)급 용융염 원자로(MSR-1) 건설 허가를 취득한 바 있다. 이는 향후 상업용으로 건설할 100MW‘MSR-100’의 기술적 토대가 될 예정이다.

나투라 리소스는 이러한 계획을 뒷받침하고자 올해 말까지 NRC에 상업용 원자로 신청서 두 건을 추가로 제출할 계획이다. 더그 로비슨 나투라 리소스 최고경영자(CEO)이번 프로젝트는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하고 미국의 AI 리더십을 강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너지 공룡 NOV와 전략적 제휴… 생산 병목뚫는다


나투라 리소스는 설계 단계를 넘어 실제 상용화와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고자 글로벌 에너지 서비스 기업인 NOV와 손을 잡았다. 나투라 리소스는 NOV로부터 원자력 사업 부문인 셰퍼드 파워(Shepherd Power)’를 인수하고, 포괄적인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NOV는 나투라 리소스의 주요 투자자로서 이사회에 참여한다. NOV가 보유한 막강한 제조 설비와 공급망 관리 노하우, 프로젝트 관리 역량을 나투라의 원자로 설계 기술과 결합해 데이터센터와 산업 현장에 필요한 SMR을 신속하게 공급하겠다는 전략이다.

호세 바야르도 NOV 사장은 전력 시장은 향후 10년 동안 가장 중요한 산업 성장 분야라고 진단하며 “NOV의 제조 역량을 활용해 나투라의 기술이 미국에서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한 최초의 첨단 원자로 중 하나가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제휴를 두고 스타트업의 기술력과 대기업의 자본·제조 능력이 결합해 SMR 상용화 시기를 앞당길 기폭제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액체 연료로 안전성·경제성 두 마리 토끼 잡는다


나투라 리소스가 주력하는 기술은 액체연료 용융염 원자로(LF-MSR)’. 이 방식은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기존 원전과 달리, 핵연료를 액체 소금()에 녹여 사용한다. 고온에서도 압력이 낮아 폭발 위험이 현저히 낮고 효율은 높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경제성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회사 관계자는 천연가스 발전과 비용 경쟁이 가능한 수준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며 공장에서 모듈 부품을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초기 자본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자로는 전력 생산 외에도 의료용 동위원소를 추출해 암 치료에 활용하거나, 폐기물 연료를 재활용하는 등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나투라 리소스는 이를 위해 유타주 에머리 카운티에 있는 산 라파엘 에너지 랩을 임대해 연료 합성연구와 염분 재활용 기술 개발의 거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번 나투라 리소스의 행보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빅테크 기업들이 갈구하는 현실적인 전력 대안으로 SMR이 급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AI 구동을 위한 막대한 전기를 확보하고자 앞다퉈 SMR 기업과 계약을 맺는 상황에서, 2026년 실증이라는 빠른 타임라인은 시장 판도를 흔들 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NRC의 까다로운 규제 허들을 계획대로 넘을 수 있을지와 실제 건설 단가를 천연가스 수준까지 낮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