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나노 장비부터 HBM까지 ‘마이웨이’ 가속… 美 제재 역이용해 독자 생태계 구축
나우라(Naura) 7nm 식각 장비 SMIC 투입, 유럽 車업계는 공급망 인질로 ‘비명’
나우라(Naura) 7nm 식각 장비 SMIC 투입, 유럽 車업계는 공급망 인질로 ‘비명’
이미지 확대보기중국 당국은 신규 반도체 공장(팹·Fab)에 자국산 장비 사용 비율을 50% 이상으로 강제하는 ‘내부 규칙’을 발동했고, 중국 최대 D램 제조사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기업공개(IPO)로 6조 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수혈해 한국 기업을 위협하고 있다. 서방의 제재가 오히려 중국의 기술 자립을 앞당기고, 저가 물량을 넘어 첨단 공정까지 넘보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평가다.
실리콘앵글과 톰스하드웨어, CNBC 등 주요 외신은 지난달 30일과 31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잇달아 보도하며, 2026년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판도를 뒤흔들 ‘중국발(發) 변수’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산 장비 50% 안 쓰면 팹 증설 불허”… 나우라(Naura) 등 토종 기업 ‘낙수효과’
로이터통신과 실리콘앵글의 지난달 30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반도체 제조사들에 “신규 팹(Fab·공장) 건설이나 증설 시 국산 장비 비율을 최소 50% 이상으로 맞추라”는 지침을 하달했다. 이는 단순한 권고가 아니라 사실상의 허가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프로젝트 승인 자체가 거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강제 국산화’ 정책은 즉각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중국 최대 반도체 장비 기업인 나우라 테크놀로지(Naura Technology)의 전직 관계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수출 통제가 오히려 중국 팹들이 국내 공급업체와 협력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며 “과거 미국산 장비를 선호하던 SMIC(중심국제)도 이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나우라는 SMIC의 최첨단 7나노미터(nm) 생산 라인에서 식각(Etching) 장비를 테스트 중이며, 이미 14nm 공정에는 자사 장비를 성공적으로 배치했다. 반도체 회로를 깎아내는 식각 공정은 램리서치 등 미국 기업이 독점하던 분야였으나,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 아래 기술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3440억 위안(약 71조 원) 규모의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대기금)’ 3기를 출범시키며 자금줄까지 탄탄하게 받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세정 장비 등 일부 분야에서는 이미 자급률 50%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 ASML 출신 엔지니어들이 SMIC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는 정황도 포착돼, 기술 장벽이 가장 높은 노광 분야에서도 중국의 추격이 거세질 전망이다.
CXMT, 42억 달러 IPO 추진… ‘메모리 치킨게임’ 예고
장비 분야에서 내실을 다진 중국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도 공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톰스하드웨어는 지난달 31일 중국 CXMT가 상하이 증시 상장을 통해 약 42억 달러(약 6조 원)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CXMT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2020년 0%대에서 2023년 5% 수준으로 급성장했다. 전문가들은 CXMT가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10nm급 미세 공정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낼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과의 인력 및 장비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톰스하드웨어는 “CXMT의 확장은 단기적으로는 공급 부족을 해소할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지배해 온 시장에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미지 확대보기네덜란드와 ‘기술 전쟁’… 유럽 자동차 업계, 2026년 1분기 ‘공급망 인질’ 공포
중국은 서방의 제재에 맞서 ‘자원 무기화’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미국 CNBC는 지난달 31일 중국 상무부가 네덜란드 정부의 넥스페리아(Nexperia) 경영 개입에 강력히 반발하며 “즉각적인 시정”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넥스페리아는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중국 윙텍(Wingtech)의 자회사로, 자동차용 전력 반도체 등 레거시(구형) 칩 시장의 강자다. 네덜란드 정부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넥스페리아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자,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중국 내 공장에서 조립·테스트되는 넥스페리아 칩의 수출을 차단했다.
이로 인한 불똥은 유럽 자동차업계로 튀었다. 넥스페리아가 생산하는 트랜지스터와 다이오드는 전기차 모터 제어부터 윈도 조작까지 차량 곳곳에 쓰이는 필수 부품이다.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 관계자는 “이번 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2026년 1분기부터 심각한 부품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닛산과 보쉬 등 주요 기업들도 이미 공급망 리스크 관리에 착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2026년은 중국이 반도체 기술의 ‘추격자’에서 시장의 ‘교란자’이자 ‘경쟁자’로 본격 등판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초격차 기술 유지뿐만 아니라, 중국발 공급망 리스크와 저가 공세에 동시에 대비해야 하는 이중고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특징주] 한미반도체, 9.8% 급등…외국인·기관 동반 순매수에 5...](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setimgmake.php?w=80&h=60&m=1&simg=2026010616151207288c35228d2f51062522498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