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식스솔루션즈는 지난해 11월 7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공동 대표주관사로 나섰다. 해외 법인에 대한 심사 기간은 65영업일로, 이르면 다음달 10일 결과가 통보될 예정이다.
에식스솔루션즈는 1930년 설립된 미국 전선 기업으로, LS그룹이 2008년 인수했다. 변압기·발전기·모터 등에 쓰이는 권선(코일 형태 전선 부품)을 생산하며, 미국 권선 시장 1위 업체로 평가받는다.
올해 초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CGI 컨소시엄으로부터 2950억원을 조달하며 약 1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번 상장에서는 2조원대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쟁점은 '증손자회사 동시상장'
시장의 관심은 중복상장 논란이다. 에식스솔루션즈는 그룹 지주사인 ㈜LS의 증손자회사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LS는 LS아이앤디 지분 95.1%를 보유하고, LS아이앤디는 슈페리어에식스(SPSX)를 100% 지배한다. SPSX는 다시 에식스솔루션즈 지분 79.0%를 보유하고 있다.
이같은 일직선 지배구조로 인해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되는 구조가 형성된다. 현행법상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에만 일부 제한이 있을 뿐, 일반적인 모자회사 동시상장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다. 그러나 한국거래소는 ㈜LS가 상장사라는 점을 이유로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에 준하는 심사 기준을 적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복상장은 그동안 국내 증시의 고질적인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자회사 상장이 모회사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복되며 '쪼개기 상장' 논란이 확산됐고, 이는 투자자 신뢰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 LS 측 "해외 인수 독립법인…중복상장과 달라"
LS 측은 에식스솔루션즈가 중복상장 논란과는 결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LS그룹 관계자는 "2008년 인수 당시 나스닥에 상장돼 있던 미국 기업을 세계 권선 분야 1위 기업으로 키워 국내에 재상장하는 것"이라며 "코스피 5000 시대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LS 연결 실적에서 에식스솔루션즈가 차지하는 비중이 5~6%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중복상장 논란에서 자유롭다는 논리다. 향후 주주 간담회 강화, 배당 확대 등 주주 보호 및 환원 방안도 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자본시장의 시선은 보다 신중하다. 물적분할 여부와 관계없이, 상장 이후 이익 귀속 구조와 모회사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핵심 판단 기준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황용식 세종대 교수는 "그동안 중복상장 여부는 명확한 규정 없이 정성적 판단에 의존해 왔고, 이 과정에서 시장 혼선이 반복돼 왔다"며 "LS에식스솔루션즈는 가이드라인이 정비되기 전에 심사를 받는 첫 사례인 만큼, 거래소 입장에서는 이것이 실제로 쪼개기 상장인지, 아니면 사업 구조상 불가피한 상장인지를 명확히 구분하는 기준을 보여줘야 하는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 가이드라인 정비 전 첫 사례…부담 가중
한국거래소는 1분기 내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에식스솔루션즈는 제도 정비 이전에 심사를 받는 사례라는 점에서 부담이 크다.
가이드라인이 확정되기 전에 상장이 이뤄질 경우, 향후 기준 강화 시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는 거래소가 LS 사례에 대해 기존보다 보수적인 잣대를 적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에 따라 거래소가 어떤 기준으로 상장 적격성을 판단하느냐에 따라 향후 대기업 계열사 IPO 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올 1분기가 대기업 계열사 상장 러시의 향방을 결정지을 첫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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