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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AI 인프라' 3조 달러 광풍…중국서 터져 나온 '유휴 설비'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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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AI 인프라' 3조 달러 광풍…중국서 터져 나온 '유휴 설비' 경고음

메타·엔비디아, 14조 원대 데이터센터 및 해외 본사 착공하며 '무한 확장’
SMIC CEO "10년치 용량 1~2년 만에 구축…수요 없는 빈 껍데기 전락 우려“
향후 5년 인프라 지출 3조 달러 육박, 'AI 수익성' 검증이 버블 붕괴 가를 지표
메타와 엔비디아가 각각 미국과 대만에서 수조 원대 인프라 프로젝트를 가동한 가운데, 중국 최대 반도체 기업 SMIC의 수장이 수요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는 과잉 건설이라며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메타와 엔비디아가 각각 미국과 대만에서 수조 원대 인프라 프로젝트를 가동한 가운데, 중국 최대 반도체 기업 SMIC의 수장이 "수요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는 과잉 건설"이라며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이미지=제미나이3
2026년 초입, 글로벌 빅테크는 사상 최대 규모의 설비투자(CAPEX)를 쏟아부으면서도 한편으론 '버블 붕괴'라는 단어를 마주하고 있을까.

블룸버그(Bloomberg)와 디지타임스(DIGITIMES)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메타와 엔비디아가 각각 미국과 대만에서 수조 원대 인프라 프로젝트를 가동한 가운데, 중국 최대 반도체 기업 SMIC의 수장이 "수요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는 과잉 건설"이라며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전 세계가 AI 주도권을 잡기 위해 '선 투자 후 고민' 전략을 택하고 있지만, 자칫하면 수조 달러 규모의 유휴 설비가 양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빅테크 AI 인프라 투자 현황 (2026년 2월 기준).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주요 빅테크 AI 인프라 투자 현황 (2026년 2월 기준). 도표=글로벌이코노믹

메타·엔비디아, 대륙 넘나드는 'AI 심장부' 구축에 수십조 투입


11(현지시각) 블룸버그와 디지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메타(Meta)는 지난 11(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레바논에 100억 달러(144800억 원)를 투입해 대규모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메타 역사상 최대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 중 하나다.
메타의 인디애나 캠퍼스: 1기가와트(GW)급 전력을 공급받는 초대형 시설로, 축구장 수십 개 크기인 400만 평방피트 규모다. 2027년 말 또는 2028년 초 가동이 목표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설비투자에만 최대 1350억 달러(195조 원)를 쓰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지난해 지출을 크게 웃도는 기록적인 수치다.

엔비디아(Nvidia) 역시 같은 날 대만 타이베이에 첫 해외 본사 '콘스텔레이션(Constellation)' 건립을 확정했다. 엔비디아의 타이베이 거점은 약 400억 대만달러(18400억 원)를 투자해 20266월 착공한다. 이곳은 3500여 명의 연구인력이 상주하며 차세대 AI, 로보틱스, 자율주행 기술의 신경망 역할을 하게 된다. 타이베이시는 이를 통해 약 5만 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데이터센터 과잉 투자 및 실패 사례 (SMIC 경고 기반).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데이터센터 과잉 투자 및 실패 사례 (SMIC 경고 기반). 도표=글로벌이코노믹


"10년치 용량을 1년 만에"…중국 반도체 수장의 'AI 버블' 직격탄


톰스하드웨어와 블룸버그 11일 보도에 따르면 빅테크의 질주와 달리 공급망의 한 축인 중국에서는 냉소적인 반응이 나왔다. 자오 하이쥔(Zhao Haijun) SMIC 공동 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기업들이 10년 동안 쓸 데이터센터 용량을 단 1~2년 만에 구축하려 한다""이 시설들이 정확히 무엇을 할지에 대한 고민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의 AI 인프라 붐을 '교통량 없는 고속도로 건설'에 비유했다. 실제로 중국은 2020년대 초 전력비가 저렴한 서부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대거 지었으나, 장거리 전송으로 인한 지연 시간(Latency) 문제와 수요 예측 실패로 가동률이 20~30% 수준에 머무는 부작용을 겪었다. 자오 CEO는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역시 이와 같은 '유휴 설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 레이팅스(Moody’s Ratings)는 향후 5년간 전 세계 AI 인프라 지출이 3조 달러(4344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올해 알파벳,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4사의 설비투자 합계만 6500억 달러(941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주목해야 할 3개의 숫자, 1GW, 3조 달러, 20%


무디스와 로이터는 11일 이번 글로벌 인프라 경쟁의 핵심 지표는 세 가지 숫자로 요약된다고 전했다.

우선 1GW(기가와트). 메타가 단일 캠퍼스에 확보한 전력량으로, 원자력 발전소 1기 출력과 맞먹는다. 이제 AI 경쟁은 ''을 넘어 '에너지' 싸움으로 변했다.

둘째, 3조 달러다. 향후 5년간 전 세계가 AI 인프라에 쏟아부을 총비용이다. 이 막대한 자본이 수익으로 회수되지 못할 경우 금융 시장 전체의 충격이 불가피하다.

셋쩨, 20~30%. 과거 중국 데이터센터의 처참한 가동률이다. 현재 건설 중인 글로벌 AI 센터들이 실제 '수익 모델'을 찾지 못할 경우 직면하게 될 최악의 시나리오다.

냉정과 열정 사이…수익성 입증이 관건


시장 전문가들은 빅테크의 과감한 투자가 AI의 미래를 앞당기는 동력이 될 것이라는 '열정', 실질적인 활용 방안이 없으면 재앙이 될 것이라는 '냉정' 사이에서 줄타기하고 있다.

자오 하이쥔 CEO"AI가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의 규모와 시기를 누구도 정확히 모른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 무디스 역시 보고서를 통해 막대한 지출에 걸맞은 생산성 향상이 지표로 확인되어야만 투자의 지속 가능성이 담보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6년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데이터센터 가동 시점에 AI 서비스들이 얼마나 많은 유료 사용자와 산업적 가치를 창출하느냐가 'AI 버블'의 실제 터짐 여부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