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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기차 3사, 원가 압박에 '가격 인상' 단행… 수요 둔화가 발목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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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기차 3사, 원가 압박에 '가격 인상' 단행… 수요 둔화가 발목 잡나

샤오미·체리·FAW, 배터리 원료 및 반도체 급등에 가격 상향 조정
메모리 칩 90%·리튬 127% 폭등… 재고 증가와 판매 부진에 ‘인상 지속’ 의문
안후이성 허페이에 위치한 니오의 제조 기지이다. 이번 가격 인상은 2025년에 보였던 공격적인 인하와는 크게 달라진 것을 의미한다. 사진=니오이미지 확대보기
안후이성 허페이에 위치한 니오의 제조 기지이다. 이번 가격 인상은 2025년에 보였던 공격적인 인하와는 크게 달라진 것을 의미한다. 사진=니오
공급망 비용 상승이라는 거센 파고에 부딪힌 중국 전기차(EV)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차량 가격 인상을 선언하고 나섰다.

2025년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공격적인 가격 인하 경쟁과는 상반된 행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 폭등에도 불구하고 내수 수요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어, 이번 가격 인상이 시장에서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 샤오미부터 FAW까지… 부품값 폭등에 ‘백기’


이달 들어 중국 주요 자동차 브랜드들은 원가 상승분을 판매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샤오미(Xiaomi)는 지난 19일, 신세대 SU7 표준 버전의 가격을 기존보다 4000위안 인상한 21만9900위안(약 4250만 원)으로 확정했다. 레이준 회장은 "공급망 부품 가격의 공격적인 급등"을 인상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체리(Chery)는 고급 브랜드 엑시드(Exeed)의 ET5 모델 가격을 5000위안 인상했다. 여기에 무료였던 스마트 주행 패키지 유료화(5000위안)를 더하면 실질적인 인상 폭은 1만 위안에 달한다.

FAW 베스튠은 2026년형 베스튠 월이 03의 중고위 사양 모델 가격을 최대 5000위안 상향 조정했다.

◇ ‘리튬’과 ‘AI 칩’의 역습… 원가 구조 뒤흔드는 비용 동인


이번 가격 인상의 배후에는 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과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귀해진 메모리 칩의 가격 폭등이 자리 잡고 있다.
2025년 7월 톤당 7만5000위안이었던 탄산리튬 가격은 올해 3월 17만 위안으로 127% 급등했다.

AI 데이터 센터 수요 폭증으로 차량용 메모리 칩 가격이 전 분기 대비 최대 90% 폭등했다. 윌리엄 리 빈 니오 회장은 "전기차 산업이 AI 데이터 센터와 반도체 확보 경쟁을 벌이느라 극심한 비용 압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구리와 알루미늄 등 주요 금속 가격 상승으로 대당 평균 5000위안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68만 대의 재고 압박… “올려도 안 팔리면 소용없다”


원가 압박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시선은 싸늘하다. 가격을 올리기에 시장 상황이 너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2월 기준 미판매 전기차 재고는 68만 대로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12월보다 2만 대 증가한 수치로, 시장에 공급 과잉 신호가 뚜렷하다.

올해 1~2월 전기차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약 26% 감소한 106만 대에 그쳤다. UBS는 올해 전체 판매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28%)의 3분의 1 수준인 8%로 대폭 낮춰 잡았다.

예일 장 오토모티브 포어사이트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의 수요가 부족한 상황에서 가격을 올리는 것은 자살행위와 다름없다"며 "경쟁이 심화되면 다시 가격 하락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한국 자동차 업계에 주는 시사점


중국 전기차 시장의 가격 인상과 수요 둔화는 한국 기업들에게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다.

차량용 메모리 칩 부족과 가격 상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게는 단기적으로 실적 개선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자동차 제조사들의 생산 차질로 이어질 경우 장기적인 수요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리튬 가격의 변동성이 다시 커짐에 따라, 국내 배터리 3사는 핵심 광물의 안정적 확보와 원가 연동형 계약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해야 할 것이다.

중국 내수 수요 둔화로 갈 곳 잃은 중국산 전기차가 동남아시아나 유럽 등 해외 시장으로 밀려 나올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기아는 제3국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와의 더욱 치열한 가격 및 성능 경쟁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