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의 '400억 달러' 승부수, 비전펀드 손실 딛고 AI 혈맹 구축
미국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가속화... 글로벌 AI 가치사슬 재편
미국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가속화... 글로벌 AI 가치사슬 재편
이미지 확대보기과거 비전펀드의 뼈아픈 실패를 뒤로하고, 이제는 생성형 AI의 심장부인 오픈AI(OpenAI)를 향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부으며 글로벌 AI 생태계의 설계자로 복귀하는 모양새다.
로이터 통신이 27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오픈AI 투자 확대 및 운영 자금 확보를 위해 400억 달러(약 60조 원) 규모의 브릿지론(Bridge Loan)을 조달했다.
이번 자금 조달은 제이피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와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를 비롯해 일본의 3대 메가뱅크인 미즈호, 스미토모미쓰이, 미쓰비시UFJ 은행이 대거 참여한 초대형 금융 프로젝트다.
오픈AI '혈맹' 강화… 비전펀드 2호 통해 300억 달러 추가 투입
소프트뱅크의 이번 자금 조달은 단순히 유동성을 확보하는 차원을 넘어 오픈AI와의 결속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소프트뱅크는 이미 비전펀드 2호를 통해 오픈AI에 300억 달러(약 45조 27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확약한 상태다.
이번에 확보한 400억 달러의 신규 자금은 이 투자금을 뒷받침함과 동시에, 오픈AI가 추진하는 차세대 모델 개발과 컴퓨팅 인프라 확장에 즉각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대출의 만기가 2027년 3월로 설정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오픈AI의 차세대 거대언어모델(LLM)이 시장에서 본격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소프트뱅크가 구상하는 AI 반도체 및 데이터센터 사업이 궤도에 오르는 시점과 맞물린다.
업계 관계자는 "손 회장이 자금 조달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속도전을 벌이는 것은 엔비디아(NVIDIA) 중심의 AI 공급망 병목 현상이 심화되기 전 인프라를 선점하겠다는 계산"이라고 분석했다.
5000억 달러 규모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미국판 AI 만리장성 구축
이번 투자의 핵심 요체는 단순한 소프트웨어 기업 투자를 넘어선 하드웨어 인프라 장악이다.
소프트뱅크와 오픈AI는 지난해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를 통해 앞으로 4년 동안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최대 5000억 달러(약 754조 원)를 투입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지난 12월 손 회장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의 면담에서 약속했던 1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내 AI 인프라 투자 계획과 궤를 같이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전 세계에서 불고 있는 '소버린 AI(Sovereign AI, 국가별 맞춤형 AI)' 열풍과도 연결된다.
소프트뱅크는 오픈AI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에 자회사인 암(Arm)의 설계 기술, 그리고 직접 구축할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결합해 AI 가치사슬 전반을 수직 계열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월가에서는 "소프트뱅크가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에서 벗어나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를 운영하는 전략적 사업자로 완전히 탈바꿈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부채 부담과 수익성 사이의 줄타기… 시장의 엇갈린 시선
하지만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과거 위워크(WeWork) 사례처럼 특정 섹터에 대한 과도한 집중 투자가 재무적 재앙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경계심이다.
이번 400억 달러 대출은 소프트뱅크의 부채 비율을 높여 금리 변동성에 노출시킬 위험이 크다.
증권가 한 분석가는 "손 회장의 전략은 전형적인 '올인' 형태"라며 "오픈AI의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인프라 투자가 조기에 수익화되지 못할 경우, 소프트뱅크의 신용도에 급격한 하방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AI 혁명에서 소외되는 것이 파산보다 더 큰 위기"라는 손 회장의 철학이 이번 차입을 주도했다고 본다.
이번 400억 달러의 실탄은 글로벌 AI 시장의 주도권이 빅테크 기업들 사이에서 재편되는 과정에서 소프트뱅크가 최후의 승자로 남기 위한 필사적인 승부수로 기록될 전망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