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로이스, 몬태나 광산 확보…북미 유일 금속화 시설로 방산 조달망 선점
이란전 격화·재고 2개월 경고 속, 2027년 1월 '탈중국' 조달 규정 발효 임박
이란전 격화·재고 2개월 경고 속, 2027년 1월 '탈중국' 조달 규정 발효 임박
이미지 확대보기특히 현재 진행 중인 이란 전쟁이 정밀 유도 무기를 빠르게 소진하면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복수의 언론이 "미군이 보유한 방산용 희토류 재고가 단 몇 주에서 몇 달치에 불과하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오하이오주에 본사를 둔 나스닥 상장 기업 리얼로이스(REalloys·ALOY)가 몬태나주 최고 품위 희토류 광산 가운데 하나인 십 크리크(Sheep Creek) 프로젝트의 생산량 최대 10%를 인수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전했다.
오는 2027년 1월 발효될 미국의 중국산 희토류 사용 금지 조달 규정까지 9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이다.
"광산이 있어도 전쟁을 못 한다"…금속화 공백이 진짜 위기
희토류 문제를 둘러싼 오해 하나가 있다. 미국에 희토류 광산이 없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지질조사국(USGS)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세계 2위의 희토류 생산국으로, 중국(24만t)에는 뒤지지만 연간 4만 3000t을 생산한다. 광석은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희토류 원광을 분리하고, 산화물을 금속으로 환원한 뒤, 자석 제조에 쓰이는 합금으로 전환하는 일련의 공정, 이른바 '금속화(metallization)' 단계에서 미국은 사실상 무방비 상태다.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정제 및 자석 생산의 약 90~95%를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F-35 전투기 한 대에는 약 435kg의 희토류가 들어가고, 패트리엇·AMRAAM 등 유도 미사일의 핵심 제어 장치도 중국발 희토류 없이는 작동하지 않는 구조다.
사스캐처원 연구위원회(SRC) 최고경영자 마이크 크랩트리(Mike Crabtree)는 "중국이 희토류를 주지 않겠다고 하면 F-35도, 미사일도 만들 수 없다"고 단언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요광물안보프로그램의 그레이슬린 바스카란(Gracelin Baskaran) 국장도 "이 금속화 단계는 중국 밖에서 재건하기 가장 어려운 구간"이라고 명시한 바 있다.
리얼로이스 공동 창업자 팀 존스턴은 오일프라이스닷컴 인터뷰에서 "충분한 자본과 실행력이 있어도 금속화 역량을 처음부터 구축하려면 수년이 걸린다"며 현 시점의 긴박함을 강조했다.
재고 '단 2개월'…이란 전쟁이 앞당긴 공급망 위기
이 구조적 취약성을 이란 전쟁이 실전으로 시험하고 있다. 오일프라이스닷컴과 로이터통신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이란 전쟁 개전 6일째 소모 비용은 113억 달러(약 16조 6730억 원), 12일째에는 165억 달러(약 24조 원)로 불어났다.
상당 부분이 희토류 기반 정밀 유도 무기 소모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SCMP는 방산 분야 희토류 재고가 단 2개월치에 불과하다는 전문가 분석을 전했고, 시드니공과대학 호주·중국관계연구소의 마리나 장(Marina Zhang) 부교수는 "미국의 중국 희토류 의존도가 베이징에 분쟁의 지속 기간과 비용을 통제할 수 있는 상당한 간접 레버리지를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격 압박도 현실화됐다. 유럽 구매자들은 이미 중국 국내 시장 기준가보다 2~3배 높은 가격에 소재를 조달하는 상황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중국의 수출 규제는 공급 집중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방산·에너지·반도체·항공우주 등 전략 산업 공급망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광산에서 자석까지…리얼로이스의 '제로 차이나' 수직 통합
리얼로이스가 이 지형 위에서 구축하는 그림은 단순한 원자재 확보가 아니다. 미국 내 민간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광산→분리→금속화→자석 합금'으로 이어지는 일괄 공급망을 중국 공정·기술·소모품 없이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번에 확보한 몬태나주 십 크리크 광산에서는 디스프로슘, 테르븀, 이트륨, NdPr(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이 확인됐다. 이 소재들은 고성능 영구자석의 핵심 원료로, 전투기·미사일 유도 장치·레이더 플랫폼에 직접 투입된다.
분리 산화물 생산은 캐나다 서스캐처원 연구위원회(SRC)가 담당하며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첫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한다. 산화물이 오하이오주 유클리드의 금속화 시설로 넘어오면 방산 규격 금속과 합금으로 전환된다. 리얼로이스는 SRC 생산량의 약 80%에 대한 인수 권리를 이미 확보한 상태다.
생산 목표도 구체화돼 있다. 1단계에서는 연간 NdPr 금속 약 525t을 목표로 하고, 2단계에서는 NdPr 금속 약 3000t, 디스프로슘 금속 약 200t, 테르븀 금속 약 45t, 완성 자석 약 2만t으로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미국 정부의 지원도 뒤따르고 있다. 국방물류국은 리얼로이스 플랫폼을 활용해 사마륨·가돌리늄 금속의 열환원 생산 계약을 체결했고, 미국 수출입은행은 관련 시설 확장에 최대 2억 달러(약 2950억 원) 금융 지원 의향서를 발행했다.
자문단도 무게감을 더했다. 잭 킨(Jack Keane) 전 미 육군 부참모총장, GM 디펜스 대표 스티브 듀몽(Stephen duMont)에 이어 조 캐스퍼(Joe Kasper) 전 국방장관 비서실장이 자문위원회에 합류했다.
현실적 제약과 남은 변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리얼로이스는 지난 2월 블랙박스스탁스(Blackboxstocks)와 합병을 통해 나스닥에 신규 상장한 소형주다. 복잡한 복수 시설 간 연계 구축 과정에서 일정 지연이나 비용 초과 가능성은 현실적인 위험 요인으로 남는다.
SRC의 첫 상업 생산 일정과 미국의 2027년 1월 금지 조항 발효 사이의 간격이 극도로 빠듯하다는 점도 시장에서는 주목하고 있다.
국내 업계 관계자들도 이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은 2023년 기준 희토류 원재료 수입량의 60%, 소재·부품 수입의 89%를 중국에서 조달했다.
전기저널 등 국내 전문 매체들은 "2027년 미 국방 조달 규정이 발효되면 미국 방산 프로그램에 납품하는 한국기업들도 공급망 인증 환경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고 전하고 있다.
방산 공급망에서 한 번 획득한 규격 인증은 수십 년간 유지되는 특성이 있어, 지금 이 선점 경쟁에서 뒤처지면 재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이 9개월 안에 이 공급망을 실제 작동 가능한 수준으로 완성할 수 있는지. 그 답은 단순한 기업 실적 문제가 아니라, 다음 전쟁의 승패를 가를 소재 안보 문제이기도 하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