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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진출 기업 ‘빨간불’… 매출 1조 넘는데 적자면 우선 타깃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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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진출 기업 ‘빨간불’… 매출 1조 넘는데 적자면 우선 타깃 된다

베트남 당국, CJ푸드 등 302개 대기업 세무검증 착수… ‘이익 빼돌리기’ 의혹에 촉각
연말까지 고강도 기획 점검 예고… 현지 진출 한국 기업들 재무 전략 전면 재점검 비상
베트남 세무당국이 ‘덩치는 큰데 실속이 없는’ 대기업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세무 검증에 나섰다. 한국 식품 대기업인 CJ푸드 베트남이 집중 검토 대상에 포함되면서, 현지 진출 한국 기업들 사이에서는 “매출 규모에 걸맞은 이익을 내지 못하면 언제든 우선 점검 타깃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 세무당국이 ‘덩치는 큰데 실속이 없는’ 대기업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세무 검증에 나섰다. 한국 식품 대기업인 CJ푸드 베트남이 집중 검토 대상에 포함되면서, 현지 진출 한국 기업들 사이에서는 “매출 규모에 걸맞은 이익을 내지 못하면 언제든 우선 점검 타깃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최근 베트남에서 사업을 확장 중인 우리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베트남 세무당국이 덩치는 큰데 실속이 없는대기업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세무 검증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식품 대기업인 CJ푸드 베트남이 집중 검토 대상에 포함되면서, 현지 진출 한국 기업들 사이에서는 매출 규모에 걸맞은 이익을 내지 못하면 언제든 우선 점검 타깃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매출 1조 동인데 ‘2년 연속 적자… 세무국, CJ푸드 베트남 정밀 검토


베트남 현지 매체 카페에프(Cafef)8(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호치민시 세무국은 최근 공식 서한(1927/CT-KTr)을 통해 2026년 주제별 중점 세무 검사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의 핵심 타깃은 매출 1조 동(VND, 563억 원)을 초과하면서도 2023년부터 2024년까지 2년 연속 손실을 신고한 기업들이다.

CJ푸드 베트남도 이 명단에 오르며 당국의 정밀 검토를 받게 됐다. 세무국은 CJ푸드 베트남이 상당한 규모의 매출을 올리면서도 세무 신고상 적자가 반복되는 점을 비정상적이라고 보고 있다. 당국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장기간 손실이 나면 사업을 축소해야 하는데, CJ푸드는 오히려 공장을 늘리고 자본금을 키우는 등 투자를 확대했다신고된 손실과 실제 경영 활동 사이의 괴리를 집중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익 빼돌리기잡는다… 내부 거래·이전가격 현미경 검증

세무당국은 이번 조사에서 단순한 회계 착오를 넘어 의도적인 이익 축소여부를 가려내는 데 화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베트남 당국이 특히 이전가격(Transfer Pricing) 조작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전가격 조작이란 해외 본사나 계열사로부터 원재료를 비싸게 사오거나, 기술 로열티·대출 이자를 과도하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현지 이익을 해외로 이전하는 수법을 말한다. 세무국은 △계열사 간 내부 거래 가격의 적정성 △불투명한 대규모 비용 처리 △부가가치세 신고 및 송장 발행의 적법성 등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볼 계획이다.

CJ푸드 베트남은 2016년 현지 냉동식품 기업 코트레(Cầu Tre)’를 인수하며 베트남 전역에 대규모 생산·유통망을 구축해왔다. 외형은 빠르게 성장했지만, 세무 신고상 이익이 충분히 발생하지 않는 구조에 대해 베트남 정부가 본격적인 검증에 나선 셈이다.

베트남 조세 환경 급변… 한국 기업들 세무 전략바꿔야 산다


이번 조사는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다. 세무국은 CJ푸드를 포함해 매출 1조 동 이상의 연속 적자 기업 302곳을 올해 연말까지 전면 점검할 예정이며, 이 가운데 19개 사는 이미 본사 현장 조사가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 수입 확보가 절실한 베트남 정부가 외국인 투자 기업(FDI)의 조세 투명성을 강화하려는 정책 기조를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기고 있다는 평가다.

베트남 현지 회계 전문가 A씨는 “OECD의 소득이전 및 세원침식(BEPS) 대응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베트남도 국제 기준에 맞춘 정교한 데이터 분석 기법을 도입하고 있다과거처럼 투자 초기라 적자라는 설명만으로는 세무조사 국면을 피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고 경고했다.

현지 진출 기업이 당장 체크해야 할 리스트


베트남 세무당국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정기 점검을 넘어, 외국계 대기업의 이익 축소·조세 회피 가능성을 정조준한 기획 조사로 해석된다. 특히 CJ푸드 베트남처럼 대규모 매출을 올리면서도 수년째 적자를 신고한 채 투자를 늘리는 기업들은 당국의 ‘0순위모니터링 대상이 될 공산이 크다.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이제 재무·세무 전략의 패러다임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 우선 본사와 주고받는 원재료나 서비스 가격이 시장 수준에 부합하는지 입증할 이전가격 보고서를 최신화하는 것이 급선무다. 단순히 서류를 갖추는 데 그치지 않고, 베트남 세무국이 납득할 만한 객관적 비교 자료와 내부 의사결정 기록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

또한, 마케팅비나 로열티 등 본사로 송금되는 대규모 비용 항목에 대해서도 사업적 타당성과 성과 연계성을 정교하게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베트남 내 로컬 세무·법무 자문사와 상시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세무조사 대응 매뉴얼과 내부 커뮤니케이션 플랜을 미리 마련해 두는 것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요구된다. 호치민시 세무국이 오는 12월까지 기획 점검을 마무리할 예정인 만큼, 우리 기업들은 달라진 현지 조세 환경을 냉정하게 직시하고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