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I 집착은 혁신의 독"… 4조 5000억 달러 엔비디아가 던진 제2 산업혁명론
빅테크 설비투자·HBM 공급량·매출 전환 여부가 생존 가른다
빅테크 설비투자·HBM 공급량·매출 전환 여부가 생존 가른다
이미지 확대보기10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황 CEO는 이번 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휴먼X(HumanX)' 컨퍼런스에서 "AI 도구에서 즉각적인 수익(ROI)을 찾으려 하는 것은 혁신의 발목을 잡는 행위"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놀이' 같은 실험을 통해 우연한 발견(세렌디피티)을 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익성 회의론은 시기상조"… 엔비디아의 독주와 절박함
황 CEO의 이번 발언은 빅테크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자금을 AI 설비투자(CAPEX)에 쏟아붓고 있음에도 실질적인 이익 창출이 더디다는 시장의 냉소적 반응을 겨냥했다. 엔비디아는 현재 AI 가속기 시장의 80% 이상을 점항하며 시가총액 약 4조 5000억 달러(약 6680조 원), 총이익률 75%라는 압도적 성적표를 거머쥐고 있다.
하지만 화려한 숫자 뒤에는 추격자들의 거센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 분석에 따르면 현재 135개 기업이 AI 프로세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며, 이들이 유치한 자금은 288억 달러(약 42조 원)에 달한다. 황 CEO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손잡고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망을 옥죄는 한편, 칩 설계 스타트업 '사이파이브(SiFive)'에 4억 달러(약 5940억 원)를 투자하며 우군 확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장부 공개 압박받는 스타트업… '옥석 가리기' 본격화
시장의 시선은 엔비디아보다 그 생태계 하단에 위치한 AI 스타트업들의 '실질 수익'으로 향한다. 비상장사인 앤스로픽(Anthropic)은 최근 연간 환산 매출(Revenue run rate)이 300억 달러(약 44조 원)를 돌파했다고 발표했으나, 구글과 브로드컴 등에 지급하는 막대한 컴퓨팅 비용을 제외한 순이익 구조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국내 증권업계 전문가는 "엔비디아는 이미 실적으로 증명했지만, 오픈AI나 앤스로픽 등은 자본 수혈 없이는 생존이 어려운 구조"라며 "결국 기업 공개(IPO)를 통해 투명한 장부가 공개되기 전까지는 '성장성'과 '거품' 사이의 치열한 논쟁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AI 거품론 속 불확실성 증폭, 투자자·업계가 주시해야 할 '3대 핵심 지표'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인공지능(AI) 슈퍼사이클이 겉으로는 견고해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시장의 불안감과 의구심이 점차 깊어지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수익보다 혁신이 우선"이라며 장기 투자를 강조한 발언은 역설적으로 현재 AI 산업이 '수익성 증명'이라는 냉혹한 현실 벽에 부딪혔음을 시사한다. 이제 AI 산업은 기술적 완성도를 넘어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라는 자본주의의 근원적인 질문에 답해야 하는 시점이다.
투자자와 산업 종사자들이 향후 AI 시장의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 반드시 3대 핵심 지표를 챙겨봐야 한다.
첫째, 빅테크 기업들의 AI 설비투자(CAPEX) 지속 여부다. 현재 엔비디아의 막대한 매출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공격적인 AI 인프라 투자에 의존하고 있다. 만약 이들이 비용 절감이나 자체 칩 개발 등을 이유로 엔비디아 칩 구매를 줄이거나 투자 속도를 조절하는 신호가 포착된다면, 이는 AI 시장 전체의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경고 시그널이다. 빅테크의 분기별 실적 발표에서 CAPEX 추이와 향후 전망을 면밀히 분석해야 하는 이유다.
둘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공급 과잉 가능성이다. AI 칩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필수적인 HBM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대규모 증산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 수요가 빅테크의 투자 축소 등으로 예상보다 저조할 경우, 급격한 공급 과잉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곧 HBM 단가 폭락으로 이어져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수익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이다. 공급과 수요의 균형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셋째, AI 서비스의 실질적인 매출 전환 능력이다. 챗GPT나 클로드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들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것이 기업의 생산성 향상으로 직결되어 유료 결제로 이어지고 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거액의 비용을 들여 구축한 AI 인프라가 실질적인 '돈벌이'가 되지 못한다면 AI 거품론은 현실화될 수 있다. B2B(기업 간 거래) 시장에서 AI 솔루션의 채택률과 실제 매출 기여도를 확인하는 것이 AI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판단하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
엔비디아의 독주는 여전하지만, 젠슨 황의 '혁신 우선' 발언은 역설적으로 시장의 불안감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이제 AI 산업은 기술적 완성도를 넘어 '자본주의적 생존력'을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