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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채 39조 달러…달러 붕괴·금값 폭등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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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채 39조 달러…달러 붕괴·금값 폭등 온다

이자 비용 1조 달러, 사상 첫 국방예산 추월…머스크 "AI 없인 파산"
달리오 "달러 가치 폭락 불가피"…금·부동산 지금 담아야 하나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립자 레이 달리오는 달러 가치 급락과 부채 악순환이 임박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립자 레이 달리오는 달러 가치 급락과 부채 악순환이 임박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이 파산한다"는 경고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란전쟁 비용폭증으로 39조 달러(약 5경 7620조 원)를 넘어선 미국 국가부채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최대 뇌관으로 떠올랐다.

야후 파이낸스와 머니와이즈는 26일(현지시각),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인공지능(AI)과 로봇을 통한 생산성 혁신 없이는 미국 재정 파탄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고,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립자 레이 달리오는 달러 가치 급락과 부채 악순환이 임박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4월 1일(현지시각) 기준 미국 국가부채는 39조 달러(약 5경 7590조 원)를 돌파했다.

이자만 연 1조 달러…국방예산도 넘었다


머스크는 지난 2월 5일(현지시각) 드와케시 팟캐스트(Dwarkesh Podcast)에 출연해 "AI와 로봇이 없다면 우리는 1000% 국가부도를 맞고 나라도 무너진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부채 이자 비용만 해도 이미 군사비를 웃돈다"며 "국가부채는 미친 속도로 쌓이고 있어 AI 외에 이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경고는 현실로 뒷받침된다. 의회예산처(CBO)가 지난 2월 내놓은 전망에 따르면 2026 회계연도(2025년 10월~2026년 9월) 연간 국채 이자 비용은 1조 달러(약 1476조 8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같은 기간 국방예산 전망치 8850억 달러(약 1306조 9680억 원)를 처음으로 웃도는 수치다. 재정 감시 기구 피터 G. 피터슨재단은 "이자 비용은 현재 연방 정부 지출에서 사회보장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항목이 됐다"고 밝혔다.

재정 상황도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초당파정책센터(BPC)에 따르면 2026 회계연도 누적 재정적자는 올해 3월 말까지 이미 1조 2000억 달러(약 1772조 원)에 달했다.

또 미 합동경제위원회(JEC)는 4월 3일(현지시각) 기준 국가부채 총액이 38조 9800억 달러(약 5경 7590조 원)이며 1년 전보다 2조 7700억 달러(약 4090조 원) 늘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이란전쟁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의회 브리핑을 통해 지난 2월 28일(현지시각) 시작된 작전 첫 6일간 비용이 113억 달러(약 16조 6900억 원)라고 밝혔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아메리칸엔터프라이즈연구소(AEI) 등 싱크탱크 두 곳은 4월 초에 낸 보고서에서 그 시점까지 전쟁 비용을 280억~350억 달러(약 41조 3560억 원~51조 6950억 원)로 추산했으며, 하루 비용이 10억 달러(약 1조 4770억 원)에 육박한다고 분석했다.

하버드 케네디스쿨의 공공정책 전문가 린다 빌메스 교수는 포천(Fortune)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전쟁 비용이 1조 달러(약 1476조 8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빌메스 교수는 "현재 고금리 상황에서 훨씬 많은 부채를 쌓고 이 전쟁 비용을 빌려서 충당하고 있다"며 "그 결과 이자 비용만으로도 수십억 달러가 이 전쟁의 총비용에 더해질 것이며, 선불 비용과 달리 이자 비용은 명백히 다음 세대에 떠넘기는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앞으로의 군비 부담도 눈에 띄게 늘어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7년도 국방예산으로 1조 5000억 달러(약 2215조 5000억 원)를 요청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단년도 최대 증가 폭이다.

연방예산책임위원회(CRFB)는 이 계획이 2035년까지 국방 지출을 5조 달러(약 7385 조 원) 늘릴 것이며, 이자 부담까지 고려하면 국가부채가 5조 8000억 달러(약 8566조 6000억 원) 추가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감세·지출 확대 법안인 '원 빅 뷰티풀 빌 법(OBBBA)'도 부채 뇌관을 키우는 요인이다.

연방예산책임위원회는 이 법안이 2034 회계연도까지 국가부채를 4조 2000억 달러(약 6202조 5600억 원) 불릴 것이며, 경제 파급 효과까지 고려하면 4조 7000억 달러(약 6940조 96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는 쓰레기가 된다"…달리오와 머스크의 일치된 경고


머스크의 재정 붕괴 경고에 달리오도 한목소리를 낸다. 달리오는 올해 초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정상회의(World Government Summit)를 포함한 여러 자리에서 미국이 기존 부채 이자를 갚으려고 새 국채를 발행하는 '부채 악순환' 국면에 진입했다고 경고했다.

그는 "공식 채무불이행(디폴트)은 없겠지만, 중앙은행이 개입해 돈을 찍어내 국채를 사들일 것"이라며 "그 결과는 화폐 가치의 추락"이라고 말했다.

달리오는 올해 초 발언에서 미국의 부채 구조, 통화 시스템, 지정학적 긴장이라는 세 가지 구조적 위험이 동시에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를 1970년대 인플레이션 시대와 비교했다.

실제로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의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이 집계한 구매력 지수에 따르면, 2025년 기준으로 100달러(약 14만 7470원)의 구매력이 1970년에는 12달러 6센트(약 1만 8580원)에 불과했다. 55년 만에 달러 실질 가치가 87% 넘게 줄어든 셈이다.

머스크 역시 과거부터 "현 추세가 계속되면 달러 가치는 제로에 수렴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도 최근 현 상황에서 금값이 온스당 1만 달러(약 1474만 70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부채 위기 속 대안 자산 주목…금·부동산으로 분산


달리오는 분산투자의 핵심 자산으로 금을 꼽아 왔다. 그는 "대부분의 투자자는 포트폴리오에서 금 비중이 부족하다"며 "위기 때 금은 매우 효과적인 방어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금 선물 가격은 최근 12개월 사이 51% 가까이 치솟으며 온스당 4000달러(약 590만 원) 선을 웃돌고 있다.

달리오는 포트폴리오의 최대 15%까지 금 비중을 높일 것을 제안하고 있으며, 더블라인 캐피털의 제프리 건들락 최고경영자는 금 비중을 25%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UBS와 골드만삭스도 각각 기관과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부동산도 인플레이션 방어 자산으로 다시 부각된다. S&P 케이스-실러 미국 전국 주택가격 지수는 최근 10년 사이 87% 이상 뛰었다. 다만 대출 금리 부담과 관리 비용이 여전히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시장 일각에서는 전후(戰後) 현대 미술 등 대체 자산도 인플레이션 방어 수단으로 거론된다. 공급이 제한된 희소 자산이라는 점에서 실물 자산과 유사한 가격 방어력을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과 대체 자산 모두 가격 변동성이 크고 단기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이란전쟁 장기화와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 정책이 맞물린 미국의 재정 악화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