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미군, 이란 정밀타격·호르무즈 장악 계획 트럼프에 보고

글로벌이코노믹

미군, 이란 정밀타격·호르무즈 장악 계획 트럼프에 보고

미 중부사령부, 트럼프에 이란 군사옵션 브리핑
브렌트유 배럴당 126달러 돌파 4년 만의 최고치
브래드 쿠퍼 미국 중부사령부 사령관.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브래드 쿠퍼 미국 중부사령부 사령관. 사진=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한 달을 넘기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흔들리는 가운데, 미군이 이란에 대한 추가 군사옵션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기로 하면서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미국은 동시에 국제 해양연합 창설을 추진하며 외교적 출로도 모색하고 있다.

악시오스·월스트리트 저널·로이터·CNBC·알 자지라·BBC 등 주요 외신은 30일(현지시각) 미군의 추가 군사 옵션과 유가 급등 동향을 일제히 보도했다.

군사 긴장 고조... CENTCOM, 트럼프에 3가지 옵션 보고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 사령관 브래드 쿠퍼 제독이 30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에 대한 새로운 군사옵션을 직접 브리핑하기로 했다고 Axios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합참의장 댄 케인 장군도 이 자리에 배석할 예정이다.

CENTCOM 사령관이 개전 전인 2월 26일에도 유사한 브리핑을 진행했으며, 당시 그 보고가 트럼프의 개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트럼프 측근 소식통은 전했다.

이번 브리핑에서 검토될 군사옵션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핵 협상의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이란의 주요 인프라 목표물을 대상으로 한 '짧고 강력한(short and powerful)' 파상 정밀타격 계획이다.

미국은 이란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핵 문제에서 더 유연한 입장을 취하도록 압박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두 번째는 호르무즈 해협의 일부 구역을 직접 장악해 상업 해운을 재개하는 방안으로, 지상군 투입을 수반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이란이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확보하기 위한 특수부대 작전이다. 이란은 현재 약 400킬로그램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한 직접 인도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시점에서는 군사행동보다 봉쇄를 주된 압박 수단으로 보고 있지만, 봉쇄가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군사행동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봉쇄는 천재적 발상이다. 100% 완벽하게 작동하고 있으며, 우리 해군의 역량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유가 급등... 브렌트유 126달러, 4년 만의 최고치

군사옵션 브리핑 보도가 전해지자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6.84% 급등해 배럴당 126.1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런던 국제석유거래소(LSEG) 데이터 기준 4년 만의 최고치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3.14% 상승해 배럴당 110.24달러를 나타냈다.

유가는 이미 이번 주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장기 봉쇄' 준비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온 수요일에도 6% 급등했으며, 3월 전쟁 개시 이후 국제유가는 이미 수십 퍼센트 오른 상태다. 미국 내 평균 주유 가격은 갤런당 4.10달러 수준으로, 전쟁 개시 이후 약 27% 상승했다.

골드만삭스는 4월 전 세계 원유 수요가 2월 대비 하루 360만 배럴 감소했다고 집계했으며, 이 중 제트연료와 석유화학 원료 분야의 약세가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수요 자체가 고가에 반응하기 시작한 것으로, 에너지 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되는 신호로 읽힌다.

해양자유구성체 창설... 미국, 국제 연합 추진


트럼프 행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자유 회복을 위한 국제 연합체인 '해양자유구성체(Maritime Freedom Construct, MFC)' 창설을 추진하고 있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승인한 이 구상은 4월 28일자 국무부 내부 전문을 통해 각국 주재 미국 대사관에 전달됐으며, 외교관들에게 5월 1일까지 상대국 정부에 구두로 참여 의사를 타진하도록 지시했다. 단, 러시아·중국·벨라루스·쿠바 등 미국의 적대국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MFC는 국무부와 CENTCOM의 공동 이니셔티브로 구성된다. 국무부는 파트너국들 및 해운업계와의 외교적 허브 역할을 맡고, CENTCOM은 플로리다 본부에서 상업 선박의 실시간 해상 도메인 인식 데이터를 제공하고 파트너 군 간의 정보 공유를 조율한다.

참여 형태는 외교, 정보 공유, 제재 이행, 해군 전력 투사, 기타 지원 등 다양한 수준으로 열려 있으며, 미국 측은 기존 지역 해양 안보 구조에서 해군 자산을 전환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한편 영국과 프랑스는 50개국 이상이 참여한 별도의 회의를 주재하며 전쟁 종료 후 호르무즈 항행 재개 전략을 마련 중이다. 미국 관리들은 유럽이 빠르게 움직이는 위기 속에서 너무 느리고 관료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비판하는 반면, 유럽 관리들은 미국이 사전 통보 없이 전쟁을 시작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란의 반응... "쓸모없는 조언", 강경 대응 시사


이란 의회 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미국의 경제 압박 캠페인을 정면으로조롱했다. 그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발언을 겨냥해 X(구 트위터)에 "쓸모없는 조언"이라고 일축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지금까지의 자제는 외교에 기회를 주기 위한 의도적 선택"이라며 언제든 군사적 대응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란 부의장 알리 닉자드는 "호르무즈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제하면 세계 경제의 25%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직접적으로 경고했다.

이란 의회 부의장 하지 바바이는 "우리는 협상이 아니라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미국이 야망을 포기하고 봉쇄를 해제하지 않는 한 협상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란 석유부 장관 모센 파크네자드도 "봉쇄로 미국이 얻을 것은 없다. 에너지 부문 직원들이 밤낮으로 일하고 있으며 연료 공급과 배분에 차질이 없다"고 주장했다.

협상 6대 핵심 쟁점... 왜 타결이 어려운가


미국과 이란 간의 협상이 완전히 교착 상태에 빠진 데는 해소하기 쉽지 않은 복수의 핵심 쟁점이 얽혀 있다. 첫째, 핵 프로그램 문제다.

미국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전면 중단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이란은 제한 기간이 명확히 설정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둘째,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 400킬로그램을 미국에 직접 인도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테헤란은 이를 단호히 거부하고 있다.

셋째, 호르무즈 해협이 협상의 최대 걸림돌 중 하나다. 이란은 미국이 이란 항구에 대한 봉쇄를 해제해야만 해협 통행 제한을 완화하겠다는 입장이고, 트럼프는 핵 합의가 이뤄지기 전까지 봉쇄를 해제할 수 없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넷째, 이란은 제재 해제와 함께 약 200억 달러에 달하는 동결 자산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다섯째,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입은 피해에 대한 배상금으로 약 2700억 달러를 요구하고 있어 사실상 협상 타결을 어렵게 만드는 항목이기도 하다.

여섯째, 미국은 레바논의 헤즈볼라,가자의 하마스 등 이란의 역내 동맹 세력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제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망... 글로벌 에너지 위기의 분수령


이번 CENTCOM 브리핑은 개전 직전인 2월 26일과 같은 구조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시장과 각국 정부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는 4월 7일 휴전 선언 이후 공식적으로 전쟁 재개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 왔으나, 이란이 핵 문제에서 협상 여지를 보이지 않을 경우 군사 옵션 선택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결정에 따라 여러 시나리오에 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1970년대 오일쇼크에 필적하는 수준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되지 않는다면, 세계는 극심한 에너지 소비 감축을 강요받게 될 것이며, 그 이전에 가격은 소비자와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럽도 2022년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와 유사한 충격을 피하기 어려우며, 아시아 국가들의 연료 비축과 배급제 도입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외교, 경제 제재, 군사 압박이 동시에 전개되는 지금, 호르무즈의 미래가 곧 세계 경제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되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