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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지지율 65% 붕괴·전승절 열병식 18년 만에 탱크 '0'… 러시아 균열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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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지지율 65% 붕괴·전승절 열병식 18년 만에 탱크 '0'… 러시아 균열 임박

"2차 대전보다 오래 싸우고도 한 지역 못 점령"… 러시아 내부서 균열 터져 나와
우크라이나 드론 공포에 붉은광장서 전차·미사일 사라져 — 2008년 이후 처음
경제 1분기 0.3% 역성장·노동력 250만 명 공백·인터넷 차단 후폭풍… 임계점 임박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러시아가 오는 9일(현지시각)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치르는 전승절(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 열병식에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군사 장비 전시를 전면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지율은 연초 77% 이상에서 65.6%까지 7주 연속 떨어지며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우크라이나 장거리 드론 공습 공포, 국내총생산(GDP) 1분기 역성장, 사상 초유의 노동력 부족, 강압적 인터넷 통제까지 겹치며 "이제 그만하자"는 민심이 크렘린 내부에서도 터져 나오고 있다고 포춘(Fortune)이 지난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

"대조국전쟁보다 오래 싸우고도 한 지역 하나 못 점령" — 크렘린 내부 폭로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말 러시아 정부 관리를 인용해 "모두가 이제 충분하다는 분위기"라며 "대조국전쟁(제2차 세계대전)보다 더 오래 싸우고도 지역 하나조차 완전히 점령하지 못했다"는 내부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포춘도 지난 3일(현지시각) 보도에서 러시아군이 지난달 2024년 이후 처음으로 전선에서 순 영토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2년 2월 침공 이후 도네츠크 지역 전체 장악에 실패한 채 전쟁 5년 차를 맞은 러시아가 군사적으로도 뚜렷한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전선 교착은 전승절 열병식 축소에 그대로 반영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각) "현재 작전 상황"을 이유로 오는 9일 열병식에 전차·장갑차·미사일 등 군사 장비를 일절 동원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병력 도보 행진과 에어쇼만 진행한다는 것이다. 붉은광장 열병식에서 군사 장비가 빠지는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러시아 군사 전문가 루슬란 레비예프는 러시아어 독립방송 TV레인에 "당국은 우크라이나군이 장비 사전 집결지를 드론이나 미사일로 타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 방공 시스템을 빠른 속도로 소진하고 있어 모스크바의 드론 방어 능력 자체가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서양위원회(Atlantic Council) 피터 디킨슨 편집장은 "2023년 열병식에 전차 한 대만 등장해 조롱을 받은 데 이어, 올해는 장비 자체를 포기하는 수순"이라며 "이는 푸틴이 자국 수도의 안전조차 보장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지율 7주 연속 하락 65.6% — 침공 전 수준으로 붕괴, 푸틴 트럼프에 '하루 휴전' 구걸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전승절 당일 하루 휴전을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 의사를 밝혔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모스크바 열병식을 위한 몇 시간짜리 안전 보장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휴전이어야 한다"며 사실상 거부했다.

대서양위원회 디킨슨 편집장은 "5년 전만 해도 푸틴이 우크라이나 공격으로부터 모스크바를 보호해 달라고 미국 대통령에게 매달리는 장면은 상상조차 못했을 것"이라고 썼다.

지지율 하락도 가파르다. 러시아 국영 여론조사기관 브치옴(VTsIOM)이 4월 24일(현지시각)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65.6%로 7주 연속 하락해 2022년 2월 침공 직전(64.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3월 73.3%에서 불과 한 달 만에 7.7%포인트 빠진 것이다. 신뢰도 역시 77% 이상에서 71%로 내려앉았다. 독립 여론조사기관 레바다 센터는 올해 2월 기준으로 군사 작전 지속을 원하는 러시아 국민이 24%에 그친다고 밝혔으며, 응답자의 67%는 "지금이 평화 협상을 시작할 적기"라고 답했다.

킹스칼리지런던 러시아연구소의 굴나즈 샤라푸티디노바 소장은 "인터넷 통제, 미국과의 협상 기대 실망, 전쟁 장기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학자 엘레나 코네바는 푸틴에 대한 지지를 "서서히 녹아내리는 눈덩이"로 표현하며 "이 추세는 되돌리기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GDP 1분기 0.3% 역성장·노동력 250만 명 공백·뱅킹 위기 경고 — 전쟁 머신 경제 삼중고


경제 지표는 더욱 냉혹하다. 러시아 경제개발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0.3% 줄었다. 2023년 초 이후 처음 나타난 분기 역성장이다.

러시아 최대 은행 스베르방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각) 2026년 전체 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0~1.5%에서 0.5~1.0%로 낮췄다.

노동력 부족은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 엘비라 나비울리나는 4월 16일(현지시각) 모스크바거래소 포럼에서 "현대 러시아 역사상 이런 노동력 부족은 처음"이라고 공식 선언했다.

회계·감사법인 핀엑스페르티자가 러시아 통계청(로스스타트)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2년 전면 침공 이후 가용 노동력이 250만 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로스스타트는 2026년 한 해에만 노동 가능 인구가 추가로 140만 명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러시아 인더스트리얼리스트·앙트르프러너 연합은 2030년까지 노동력 부족 규모가 300만 명을 웃돌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민간 인력 공백을 메우려는 기업들의 임금 경쟁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타격도 경제를 흔들고 있다. 흑해 연안 투압세 정유소는 최근 드론 공습으로 반복 타격을 받으면서 원유 수출에 차질이 빚어졌다.

여기에 크렘린이 텔레그램, 유튜브 등 주요 플랫폼을 차단하고 가상사설망(VPN)까지 통제하면서 온라인 뱅킹과 위성항법(GPS)까지 마비되는 사태가 이어졌다.

금융위기 경고도 잇따른다. 러시아 국책 연구기관인 거시경제분석·단기예측센터는 지난해 12월 "대출 부실이 악화되고 예금 인출이 늘어나면 오는 10월 금융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인더스트리얼리스트·앙트르프러너 연합 대표도 지난해 6월 "많은 기업이 사실상 채무 불이행 직전"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스베르방크는 2026년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중앙은행 예측(4.5~5.5%)보다 높은 6.0~6.5%로 제시하며 경기 압박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