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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 연결할 사람 없다"… AI 7250억 달러 투자 집어삼킨 '신종 병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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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 연결할 사람 없다"… AI 7250억 달러 투자 집어삼킨 '신종 병목'

가스 터빈 공급난 넘어서니 이제는 '숙련공 부족'이 데이터센터 확장 발목
美 10년간 매년 8만 명 추가 필요… 구글·NRG 등 빅테크 인력 양성 직접 가세
퀀타서비스 주가 130% 폭등… '인프라 시공 능력'이 반도체 뛰어넘는 신권력 부상
인공지능(AI) 골드러시가 예상치 못한 '인력난'이라는 거대한 암초를 만났다. 1년 전 AI 데이터센터 확장의 최대 걸림돌이 전력을 생산할 가스 터빈 부족이었다면, 이제는 그 터빈을 설치하고 전력망을 연결할 '전기 기술자'가 없어 공사가 중단될 위기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골드러시가 예상치 못한 '인력난'이라는 거대한 암초를 만났다. 1년 전 AI 데이터센터 확장의 최대 걸림돌이 전력을 생산할 가스 터빈 부족이었다면, 이제는 그 터빈을 설치하고 전력망을 연결할 '전기 기술자'가 없어 공사가 중단될 위기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공지능(AI) 골드러시가 예상치 못한 '인력난'이라는 거대한 암초를 만났다. 1년 전 AI 데이터센터 확장의 최대 걸림돌이 전력을 생산할 가스 터빈 부족이었다면, 이제는 그 터빈을 설치하고 전력망을 연결할 '전기 기술자'가 없어 공사가 중단될 위기다. 빅테크 기업들이 올해에만 7250억 달러(1055조 원)를 쏟아붓는 천문학적 규모의 설비투자가 자칫 '사람' 때문에 지연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배런스(Barron's)5(현지시각) 인력 부족이 AI 붐을 탈선시킬 수 있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향후 10년간 해마다 81000명의 전기 기술자가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전 직종을 통틀어 가장 가파른 성장세 중 하나다.

터빈 있어도 일할 사람이 없다… 데이터센터 '관문'의 변화


그동안 시장은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해 얼마나 많은 가스 터빈을 확보하느냐에 주목했다. 하지만 터빈 제조사들이 생산량을 늘리면서 병목 현상의 중심축은 '설계·조달·시공(EPC)' 단계로 옮겨갔다.

에너지 생산 기업 NRG의 롭 고뎃(Rob Gaudette) 최고경영자(CEO)"숙련된 건설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터빈만 있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터빈 제조사인 GE 베르노바 역시 최근 "터빈은 더 이상 데이터센터 구축의 제한 요소(Gating Item)가 아니며, 문제는 이들을 동원할 EPC 업체와 숙련공의 부재"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인력 수급 불균형은 심각한 수준이다. 컨설팅 업체 롤랜드 버거의 에너지 전문가 벤 로우(Ben Lowe)"2034년 미국은 필요 전력량 1메가와트(MW)당 전기 기술자 수가 2명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20247명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인력 밀도가 3분의 1 토막 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퀀타서비스 시총 150조 원 육박… '전기 인프라주'의 무서운 질주


인력난이 심화하자 관련 기술력과 숙련 인력을 확보한 EPC 기업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퀀타 서비스(Quanta Services): 전력망 구축 전문 기업인 퀀타 서비스는 지난 1년간 주가가 130% 폭등했다. 시가총액은 1100억 달러(160조 원)를 돌파하며 5년 전 '무명 중견기업' 수준에서 단숨에 대형 우량주로 탈바꿈했다. 최근 수주 잔고만 485억 달러(70조 원)에 달한다.

천연가스 발전소 건설에 특화된 아르간(Argan)도 지난 1년간 주가가 300% 이상 올랐다.
SOLV 에너지 역시 지난 2월 상장한 태양광·배터리 설치 전문 기업으로, 재생에너지 수요를 흡수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투자 업계에서는 이들 종목의 밸류에이션 부담에도 불구하고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본다. 갤버나이즈 클라이밋의 셋 커컴(Seth Kirkham) 최고투자책임자(CIO)"일부 EPC 종목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성장 잠재력을 지녔다""특히 태양광과 배터리 시스템 설치에 강점이 있는 기업들이 유망하다"고 평가했다.

구글은 직접 기술자 양성… 한국 산업계에 던지는 시사점


상황이 급박해지자 빅테크 기업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구글은 지난해 전기 기술자 10만 명과 수습생 3만 명을 양성하는 계획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술 인력 확보가 곧 AI 패권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공급망 안보'의 핵심이 되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투자자와 기업들 역시 이러한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순히 AI 반도체나 터빈 제조사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이를 실체화하는 '인프라 시공 능력'이 새로운 권력이 되는 시대가 왔다는 분석이다.

, AI 산업의 패권이 설계도를 넘어 '물리적 구현'으로 이동하고 있다. 전력 인프라 구축 역량이 데이터센터 가동의 결정적 변수가 되면서, 이제 시공 능력은 단순 외주가 아닌 핵심 경쟁력이자 '신흥 권력'으로 부상했다. 우리 기업들도 EPC 및 전력 설비 등 하드웨어 인프라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전략적 재평가와 시장 선점이 시급하다.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3가지 체크포인트


첫째, EPC 기업의 수주 잔고(Backlog) 증가율이다. 단순 매출보다 향후 먹거리인 수주 잔고가 얼마나 가파르게 쌓이는지 확인해야 한다.

둘째, 임금 상승률과 영업이익률의 상관관계다. 인력 부족으로 인한 임금 상승이 기업의 수익성을 훼손하는지, 아니면 판가 전가를 통해 이익이 극대화되는지 살펴야 한다.

셋째, 국내 전력 인프라 기업의 북미 수주 실적이다. 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등 북미 변압기 및 인프라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이 거대한 '인력 부족 서사'에서 어떤 반사이익을 얻을지가 관건이다.

AI라는 화려한 소프트웨어 혁명의 성패는 결국 전선을 연결하고 스위치를 올릴 전기 기술자의 손끝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는 혁신은 모래성 위에 쌓은 성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시장은 주가로 증명하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